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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생명의 문화를 만들자] 궁금해요, 성(性)! (6) Q. 성매매에 대한 교회 입장 궁금해요

이소영 기자
입력일 2020-06-16 수정일 2020-06-16 발행일 2020-06-21 제 3200호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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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인간 존엄성 해치는 ‘사회적 재앙’ 엄격히 금지
성령의 궁전인 몸 더럽히는 죄
인간을 성적 쾌락의 도구 취급
욕구 충족 위해 피해자 만들어
여러 분야에 차별 대우 야기시켜

실정법에서처럼 교회도 성매매를 엄격히 금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성을 사고파는 성매매는 인간의 존엄성을 침해하는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실제 「가톨릭 교회 교리서」 제2355항에서는 성매매는 몸 파는 사람을 성적 쾌락의 도구로 전락시켜 그 사람의 품위를 해치고, 돈을 지불하는 사람도 자신에게 중죄를 짓는 “사회적 재앙”이라고 설명합니다. 성매매는 정결을 거스르는 죄로, 성령의 궁전인 자신의 몸을 더럽히는 행위일 뿐만 아니라 여자·남자·청소년 등 피해자를 발생시키는 심각한 범죄라는 의미입니다.

성매매는 성과 성적 결합의 의미를 훼손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가톨릭 청년 교리서 「YOUCAT」(유캣)에서는 “욕구 충족만을 위해 성을 추구하는 것은 남녀 간 성적 결합의 의미를 훼손하는 일”이라고 강조합니다. 사랑 없이 성을 추구하는 사람은 거짓말을 하는 셈이고, 이 경우 성은 비인간적인 것이 되며 기호품이나 상품으로 전락하고 만다는 뜻입니다.

교회에서는 이러한 존엄성 침해 행위가 차별을 낳을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권고 「가정 공동체」에서 인간을 인격체로 보지 않고 이기심과 순수한 쾌락에 봉사하는 물건이나 거래 대상으로 보는 정신이 “조직적인 매춘 행위와 같은 매우 쓰라린 결과뿐 아니라, 교육·취업·임금 등 제 분야에서 발견되는 여러 형태의 차별 대우를 창출한다”고 지적합니다. 특히 교황은 회칙 「생명의 복음」에서도 “매매춘, 부녀자와 연소자의 인신매매와 같이 인간의 존엄성을 침해하는 모든 행위는 참으로 치욕”이라면서 “이는 인간 문명을 부패시키는 한편, 불의를 당하는 사람보다도 그러한 불의를 자행하는 자들을 더 더럽힌다”고 비판합니다.

때문에 프란치스코 교황은 제48차 세계 평화의 날 담화에서 성매매를 강요당하는 이들과 성 노예 등 인신매매 피해자들을 언급하면서 사람들에게 이렇게 호소했습니다. “악의 공범이 되지 말고, 한 인류 가정 안의 형제자매로서 마땅히 누려야 하는 자유와 존엄을 빼앗긴 사람들의 고통을 외면하지 말아야 합니다.”

이소영 기자 lsy@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