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마당

[독자마당] 6・25와 아버지

한문석(요셉·의정부교구 고양 중산본당)
입력일 2020-06-16 수정일 2020-06-16 발행일 2020-06-21 제 3200호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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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1945년 8월 15일 해방과 동시에 경기도 이천시 신둔면 청년단에서 일하며 대한민국이 역사적으로 탄생되기까지 3년간 적극적인 희생정신으로 건국활동을 하셨습니다.

그러나 1950년 6월 25일 한국전쟁이 발발하여 인민군들이 불법남침하여 서울을 함락시킨 뒤, 7월 3일 한강방어선을 돌파하고 다음날 새벽부터 한강 남쪽을 향해 공격을 개시하여 경기도 광주를 점령했습니다.

이천을 점령한 인민군들은 순박한 주민들에게 인민공화국 정부의 방침을 전하며 협력토록 하고, 사상적으로 세뇌교육을 주야로 실시하면서 애국자들을 체포해 납치, 학살하는 등 만행을 저질렀습니다.

아버지는 건국청년단이라는 이유로 7월 25일 새벽, 자택에서 인민군들에게 채포돼 이천 내무소로 압송됐습니다. 이어 끔찍한 고문을 당하고 이천 양정중고등학교 옆 야산으로 끌려가 총살당했습니다.

세월이 흐르면 슬픔은 잊혀져가는 것인데, 70년이 지난 지금도 그날을 생각하면 순국자이신 아버지가 한없이 그리워지고 이 나이에도 왜 이리 슬퍼지고 눈물이 앞을 가릴까요….

아버지 이름 석 자 불러봅니다

슬플 때도 아버지

기쁠 때도 아버지

한없이 그리워지는

아버지 그 모습

꿈속에서 보았네

아버지 아버지

불러도 불러도

대답 없어

북한군에 끌려가는

아버지 뒷모습

아버지 생각에

잠 못 이루는 이 밤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

베개 적시네

짧은 일생을 영원한

조국을 위해 순국하신

자랑스러운 우리 아버지 아버지

한문석(요셉·의정부교구 고양 중산본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