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교회

프란치스코 교황, "가난한 이들 위한 교회 사명은 선택 아닌 필수”

입력일 2020-05-26 수정일 2020-05-26 발행일 2020-05-31 제 3197호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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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청 전교기구에 메시지

엘리트주의에 대한 경계 당부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황청 전교기구에 가난하고 나약한 이들에 대한 우선적 선택을 잊지말라고 당부했다. 사진은 2009년 10월 아이티 포르토프랭스의 ‘죽어가는 사람들의 집’에서 한 환자를 보살피는 사랑의 선교회 소속 수녀. CNS 자료사진

【바티칸 CNS】 프란치스코 교황이 성령으로 감화된 교회와 선교활동이라면 주님께서 직접 애정을 보이셨던 가난하고 나약한 이들을 우선적으로 선택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교황은 5월 21일 교황청 전교기구에 보낸 메시지를 통해 “교회의 선교활동에 몸담은 이들은 선교라는 특정 사명에 우선적으로 힘을 쏟아야 한다는 핑계로 가난한 이에 대한 자신들의 관심 부족을 정당화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교황은 “가난한 이에 대한 교회의 우선적 사명은 선택 사항이 아니다”고 단언했다.

교황청 인류복음화성이 관리하는 교황청 전교기구 산하에는 교황청 전교회, 교황청 어린이전교회, 교황청 베드로 사도회, 교황청 전교연맹 등이 있다. 교황청 전교기구는 전 세계의 가난한 교회와 공동체를 돕고 있으며, 주로 선교지역인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1150여 교구에 있는 9000여 개의 병원과 1만여 고아원, 1200여 학교, 8만여 명의 신학생, 9000명의 수사와 수녀를 지원한다.

교황청 전교기구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산으로 연례 총회가 취소됐으며, 이에 교황은 “개인적으로 전하고자 하던 바를 나누고자 하는 마음에서 메시지를 보내게 됐다”고 밝혔다.

교황은 자신의 교황 권고 「복음의 기쁨」(Evangelii Gaudium)을 되새기며 “하느님의 선물인 신앙이 중심이 되는 선교의 여러 특성을 강조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또 교황은 교황청 전교기구에 감사하는 마음과 겸손한 태도를 갖고 그리스도와의 만남을 촉진하며 “자신의 한계와 죄로 인한 사람들의 현실을 인정하는 데 중점을 두라”고 격려했다.

교황은 교황청 전교기구에 “봉사의 대상인 공동체를 지배하고 통제하려는 유혹과 엘리트주의에 빠져 다른 종교의 엘리트 단체들과 경쟁하지 말라”고 요청하고, “엘리트주의에서 나온 우월감은 본당 활동 및 성지 방문 등을 하지만 가톨릭 단체 활동에는 열심하지 않은 하느님 백성과 다른 그리스도인에 대해 편협한 태도를 기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