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인천교구, 교구 사제 성추행 사죄

김현정 기자
입력일 2020-05-15 수정일 2020-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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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교구 총대리 이용권 신부(왼쪽)와 사무처장 김일회 신부가 5월 13일 오후 2시 교구청 313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5월 16일 방송 예정인 SBS TV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제기한 인천교구 면직 사제를 둘러싼 추문에 대한 교구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 성슬기 기자

인천교구가 최근 불거진 교구 소속 사제 성추문을 인정하고 사죄했다.

인천교구 총대리 이용권 신부와 사무처장 김일회 신부는 지난 5월 13일 오후 2시 교구청 313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5월 16일 방송 예정인 SBS TV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제기한 인천교구 면직 사제를 둘러싼 추문에 대한 교구의 입장을 밝혔다.

우선 인천교구는 5월 8일부로 면직된 인천가톨릭대학교 초대 총장 A신부가 1996~1998년 저지른 위력에 의한 성추행 사실을 인정했다.

인천교구는 1998년 5월, A신부가 총장 재직 중 외부 모금활동과 면담 과정에서 다수의 신학생을 대상으로 성추행을 저질렀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에 당시 인천교구장이던 고(故) 나길모 주교는 즉시 A신부에게 총장직에서 물러날 것과 인천교구를 떠날 것을 명해 실제로도 A신부는 그때부터 경기도 여주에서 생활하며 인천교구와 관련된 일에는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

하지만 당초 나 주교는 A신부에게 모든 사제 직무에서 떠나 조용히 지낼 것을 명령했지만 A신부는 최근까지도 대외활동을 지속해 왔다.

인천교구는 “언론의 취재가 시작되면서 당시 사건을 재조사한 결과, 사건의 심각성을 뒤늦게나마 알게 돼 A신부에게 면직 처분을 내리게 됐다”며 사건 발생 시의 징계 수위가 낮았음을 시인했다. A신부는 인천교구장 정신철 주교와의 면담을 통해 “면직 결정일로부터 15일 이내에 관여하고 있는 모든 일에서 손을 떼겠다”고 말하는 한편 “지난날 저지른 잘못을 인정하며, 교회를 떠나도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겠다”는 말을 전했다.

이에 인천교구는 “지난 역사 속에서 부끄러운 과오가 있는 부분은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반성하고, 사건을 파악하고 밝힘에 있어 피해자의 인권에 피해가 가지 않는 범위에서 어떠한 은폐도 없이 진실되게 처리하겠다”며 “아프고 힘든 일이지만 이번 일을 사제단 쇄신의 기회로 삼겠다”고 밝혔다.

또한 피해자들에 대한 인권 보호와 사목적 배려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인천교구는 ‘그것이 알고 싶다’ 예고편에서 의문을 제기한 2009년과 2014년 각각 발생한 두 사제들의 사망사건에 대해서는 A신부와 전혀 무관한 일이라고 밝혔다. 사망 사제들의 유가족들은 방송이 강행될 시 방송사에 대해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입장을 인천교구에 전해 왔다.

한편 인천교구는 2018년 정직 처분을 받은 모 신부의 성추문 사건에 대해 “2017년 11월~2018년 1월 자신을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여성이 교구청에 네 통의 메일을 보냈다”며 “상대 신부는 2006년에 5개월간 해당 여성과 부적절한 만남을 가진 사실을 시인해 곧바로 정직 처분을 내렸고, 진상 조사를 위해 여성의 진술도 듣고자 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여성폭력상담소를 통해 사실 관계를 파악하려고 계속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sophiahj@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