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

「행복한 자유인, 앤소니 드멜로」

민경화 기자
입력일 2020-05-12 수정일 2020-05-12 발행일 2020-05-17 제 3195호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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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드멜로 지음/유정원 옮김/400쪽/2만원/분도출판사
‘영적 스승’ 드멜로 신부의 삶 생생하게 담아
1987년 선종한 인도 예수회 사제 앤소니 드멜로는 우리 시대에 가장 영향력 있는 영적 스승으로 꼽힌다. 참된 신학자로 회자되는 그는 “일상에서 하느님 체험에 깨어있으라”고 강조했고, 그런 삶을 살았다.

‘생기 넘치고 웃음과 친절로 가득한 사람’, ‘겸손하고 영성으로 충만하며 타자들을 이해하는 사람’, ‘사랑이 넘치고 자연과 하나된 사람’. 앤소니 드멜로 신부에 대한 사람들의 평가는 한결같았다. 그리고 “그가 내 삶을 변화시켰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평범하고 겸손했던 한 사제가 어떻게 수많은 사람들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었을까. 앤소니 신부의 동생 빌 드멜로는 형을 기억하기 위해 그를 알았던 사람들의 체험과 이야기를 수집했고 그 안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었다. 「행복한 자유인, 앤소니 드멜로」에는 누군가의 삶을 변화시키고 깨어나게 도왔던 한 사제의 생애가 담겨 있다.

책은 드멜로 신부의 어린 시절부터 시작해 예수회 수련기, 스페인에서의 철학연구, 사다나 사목상담연구소가 탄생하고 진화하기까지 드멜로 신부의 삶이 충실히 묘사됐다. 특히 살아있을 때 그의 모든 책과 비디오, 오디오 녹음을 선물받았던 동생 빌 드멜로는 명확한 기록들을 활용해 드멜로 신부의 삶을 생생하게 복원했다.

드멜로 신부가 주최한 피정에 참가했던 수녀의 편지를 통해 그의 영적 통찰을 엿볼 수 있을 뿐 아니라, 드멜로 신부가 쓴 책을 통해 그가 삶과 죽음을 어떻게 고찰했는지 살펴볼 수 있다.

드멜로 신부가 강조한 삶은 “집착을 버리고 자유로워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한 피정을 통해 “영성은 버리기를 배우는 것이며 그것은 새로운 어떤 것을 얻는 것이 아니라 어떤 것을 내려놓는 것이고 스스로 변화하는 것”이라며 “당신이 자신을 내려놓을 때, 더 이상 고통은 없다”는 말을 남겼다.

드멜로 신부의 삶이 많은 이들에게 영향력을 미칠 수 있었던 이유는 탁월한 지성과 쾌활한 성격뿐 아니라 하느님과 가까워지기 위해 노력했기 때문이다.

20대 초반에 드멜로 신부를 만나 깊은 우정을 나눴던 조지프 펠리우는 이 같은 추천의 말을 남겼다.

“우리 대부분은 말로는 표현하지 못할 만큼 토니(드멜로 신부)에게 깊이 고마워해야 할 빚이 있습니다. 걷던 사람들이 날게 됐고 규칙을 따르기만 했던 많은 사람에게 토니는 단순한 순명보다 더 고귀한 것이 있음을 알려 줬습니다. 우리 각자를 위한 하느님 사랑의 계획을 자유롭게 받아들임으로써 발견하는 완전함이 그것입니다. 토니라는 인간적 본보기가 있었기에 마침내 수많은 이가 바로 그 목표를 향해 끈기와 열정을 가지고 나아가는 기쁨을 발견하게 됐습니다.”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