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의 계단을 높이 올라 갈수록
슬픔의 깊이도 더욱 견고해지고 주변의 믿었던 사람들이 저에게서 신뢰를 회수해 가는 쓸쓸한 현실들…. 인내로운 마음으로 견디어 가는 지혜를 주시기를 간절히 성모님께 기도합니다. 해서는 안 되는 일들과 반드시 해야 할 일을 분별하지 못한 어리석음 조차도 어루만져 주시고 끝과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사랑과 인자하신 표정으로 바라보시는 성모님 앞에서 제 고통과 분노가 불꽃처럼 타오르다 사라지길 기도합니다. 제가 남한테 베풀었던 도움들은 벼 이삭의 낱알처럼 낱낱이 기억하면서 남들에게서 받았던 은혜들은 아무리 큰 것이라도 희미하게 기억하는 저의 지독한 이기적인 마음도 온화한 성모님의 미소로 조각 조각 나눠주시고 저로 인해 상처 받은 주변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시기를 또한 간절히 기도 드립니다. 그래도 상한 마음은 제 곁에 머물면서 힘겹게 저를 위해 투쟁해주지만 훌쩍 떠난 마음은 다시 시작하고 싶은 굳센 저의 다짐과 열정을 병들게 해도 바람을 타고 온 성모님의 체온이 다시 해보자는 낯설음을 친숙하게 해주시기를 기도합니다. 허락해 주소서 아무리 사소한 것도 그윽한 눈길로 바라볼 수 있는 온화한 마음과 그 힘으로 성모님이 보여주신 사랑과 기쁜 희생을 행동으로 실천하며 살 수 있도록 허락해 주소서.백명승(스테파노·의정부교구 고양 행신2동본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