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성미술 보존 중요성 인식해야

입력일 2020-05-04 수정일 2020-05-06 발행일 2020-05-10 제 3194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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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주교좌대흥동성당 벽면에 앙드레 부통(Andre Bouton, 1914~1980) 신부가 그렸다가 신자들의 시야에서 사라진 벽화 8점이 ‘재현’됐다.

대전 대흥동본당은 지난해 본당 설립 100주년 기념사업 가운데 하나로 부통 신부 벽화를 ‘복원’할지와 ‘재현’할지를 놓고 교회사 및 성미술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을 들었다. 결국 4월 29일 1960년대 부통 신부가 대흥동성당 내부 벽면에 그렸던 10점 중 8점을 재현하는 작업을 마쳤다. 이 재현 작업은 교회 내 성미술 작품이 신자들의 신앙생활에 미치는 영향과 성미술 작품을 어떻게 관리하고 보존할지에 대한 많은 시사점을 던져 준다.

부통 신부는 대흥동성당에 벽화 10점을 남겼다. 이중 2점을 제외한 8점은 1977~1979년 사이에 흰색 페인트로 덮여 사라졌다. 정확히 언제, 어떤 경위로 8점의 작품이 사라졌는지 기록을 찾기 힘들다. 다만 부통 신부 작품에 당혹스러워했던 신자들의 전언만이 있을 뿐이다.

성미술은 예술작품으로서뿐만 아니라 과거에는 신자들의 신앙 교육 자료로서도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성미술이 신자들의 영성과 신심을 깊게 하는 기능은 현대에도 중요한 요소다. 그렇기에 성미술 작품의 제작과 설치, 이전을 포함한 변경 내역을 문서와 사진, 영상물 등의 정확한 기록으로 남겨 놓는 일은 필수적으로 요청된다고 할 수 있다. 대흥동본당 부통 신부 벽화 역시 인천가톨릭대학교 김경란(마리아) 박사가 프랑스 위스크 수도원에서 벽화를 촬영한 필름 등을 발견했기에 재현이 가능했다.

대흥동본당 부통 신부 벽화 재현 작업을 지켜보며 성미술이 지닌 기능과 기록 보존의 중요성을 점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