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성 마티아 사도 축일 특집] 사도들은 누구인가?

이주연 기자
입력일 2020-05-04 수정일 2020-05-06 발행일 2020-05-10 제 3194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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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곳곳으로 파견돼 복음 전파한 12명의 제자들
유다의 죽음으로 비어있던 사도의 자리
사도들에 의해 사도로 뽑힌 마티아 성인
유다 지방·콜키스서 복음 전하다 순교

서울대교구 주교좌명동대성당 제단화 중 12사도. 왼쪽부터 베드로, 야고보(소), 요한, 안드레아, 마티아, 시몬, 바르톨로메오, 마태오, 타대오, 야고보(대), 토마스, 필립보.

예수 그리스도는 복음을 전하기 위해 12명의 사도를 뽑았다. 이들은 복음을 선포하고 마귀를 쫓아내는 권능을 부여받고 파견됐다. 5월 14일이 축일인 성 마티아 사도는 열두 사도 중 유다의 배반과 죽음으로 비어 있는 자리를 채우기 위해 사도로 선출됐다. 마티아 사도 축일을 맞아 사도들에 대해 알아본다.

‘사도’는 한 지역 혹은 그리스도교를 전한 대표적인 선교사들에게도 붙여지고 있으나 엄밀한 의미에서 예수 그리스도가 복음을 전파하기 위해 뽑은 12명 제자를 일컫는다.

이 말은 초기 교회에서 교회의 지도자들, 특별히 선교사들을 지칭하는 용어였다. 아울러 그리스도 자신을 지칭하는 것이기도 했다.(히브 3,1)

예로니모 성인은 초기 유다교에서 사용하던 히브리어 ‘셀리아흐’가 사도라는 낱말의 그리스어 ‘아포스톨로스’로 번역됐다고 추측했다. 이 아포스톨로스는 ‘보내다’라는 의미를 갖는 동사 ‘아포스톨레’에서 유래했는데 이는 다양하게 사용됐다. 신약성경에서는 신의 권한을 대리하는 자라는 종교적인 의미로 쓰였다.

12명 제자를 예수 그리스도가 선택해서 사도로 정한 내용은 마르코 복음 3장 13~19절에 언급돼 있다.

“예수님께서 산에 올라가신 다음, 당신께서 원하시는 이들을 가까이 부르시니 그들이 그분께 나아왔다. 그분께서는 열둘을 세우시고 그들을 사도로 이름하셨다.”(마르 3,13~14)

사도들은 ‘베드로’라고 이름 붙여주신 시몬과 그의 동생 안드레아, 제베대오 아들 야고보와 그의 동생 요한, 필립보와 바르톨로메오, 알패오 아들 야고보와 타대오, 열혈당원 시몬, 그리고 유다 이스카리옷이었다. 마티아는 후에 사도들이 기도한 후 제비를 뽑아 사도로 선택됐다.

사도로 세우신 이유는 ‘그들을 당신과 함께 지내게 하시고, 그들을 파견하시어 복음을 선포하게 하시며 마귀들을 쫓아내는 권한을 가지게 하시려는 것’이라고 14~15절에 언급된다.

열둘은 전통적으로 이스라엘을 나타내는 숫자다. 예언자들은 마지막 날에 열두 지파의 재건을 알렸다. ‘12’라는 숫자에 대해 「가톨릭대사전」은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었음을 뜻한다’며 “예수가 12명을 선택해 제자, 즉 사도로 삼은 이유는 하느님 백성인 이스라엘 12부족을 통합하겠다는 의지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설명한다.

또 “제자란 예수를 선생으로 모시고 따라다니는 공동체 구성원이라는 성격이 강하고, 사도란 선교의 임무를 받고 파견된다는 의미에서 서로 구분된다”고 제자와 사도의 차이점을 밝힌다.

부활한 예수 그리스도는 사도들에게 나타나 ‘가서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마태 28,16~20)고 명한다. 사도들은 이에 따라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 이후 본격적인 활동을 하게 된다.

한편 바오로는 스스로 사도라는 명칭을 붙였고, 주님의 형제 야고보와 바르나바를 사도로 불렀다. 특히 바오로는 자신이 부활한 주님을 만나 직접 예수로부터 복음을 선포할 선교 사명을 받았으므로 사도라고 했으며(1코린 9,1~2 등), 이방 선교를 위해 특별히 사도로 부름 받았다(로마 11,13 등)고 했다.

바오로는 사도의 개념을 넓게 이야기했다. 자신의 사도직이 예수 그리스도와 하느님 아버지로부터 온 것임을 강조했으며, 서간에서는 사도가 복음 전파자의 면모만이 아니라 교회 직분의 면모도 지니고 있음을 밝혔다.

마티아를 사도로 뽑는 장면을 담아낸 이콘.

마티아 사도는 열두 사도로 선출된 사실 이외에 특별히 알려진 바가 없으나, 전승에서는 예수가 파견했던 72명 제자(루카 10,1~12) 가운데 한 명으로 전해진다. 또 자캐오 혹은 바르나바와 동일 인물이라는 의견도 있다. 마티아라는 이름은 당시 그리스 문화권에서 불렀던 마티티아(Mattithiah)의 약칭으로, 뜻은 하느님의 선물이다.

사도행전 저자는 베드로를 통해 요한의 세례에서부터 예수 승천에 이르기까지 예수와 함께 있었던 것으로 마티아가 지닌 사도로서의 자격을 부여했다. 이는 그가 제자 72명 중 한 명이라는 유추에 따른 것이라 볼 수 있다.

전승에 의하며 마티아는 유다 지방과 콜키스에서 복음을 전하다 십자가형 혹은 참수형을 받았고, 유해는 콘스탄티누스 대제에 의해 독일 트리어로 운반됐다. 이어 노르만 침공으로 분실됐다가 다시 발견돼 안장된 것으로 알려진다. 트리어교구는 마티아 사도를 수호성인으로 모시고 있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