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코로나19 특집] 나눔 현장 이모저모

공동취재팀
입력일 2020-04-27 수정일 2020-04-28 발행일 2020-05-03 제 3193호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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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 사랑, 그리고 기도로 뿌린 희망의 씨앗

코로나바이러스감영증-19(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연일 한 자릿수를 오가며 한풀 꺾인 기세를 보이고 있지만, 나눔의 손길은 전국 각지에서 여전히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주님 부활 대축일 미사 강론에서 “우리가 살고 있는 요즘의 슬픈 나날들 속에서도, 얼마나 많은 이들이 돌봄과 사랑 그리고 기도라는 작은 행동들을 통해 희망의 씨앗들을 뿌리고 있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교황의 말처럼 힘든 상황 속에서도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희망의 씨앗을 뿌리고 있는 나눔 현장을 소개한다.

■ 국내외 나눔 활동

서울대교구 내 천주의 성 요한 의료봉사 수도회가 운영하는 늘푸른나무복지관(관장 정원택)은 장애인의 날(4월 20일)을 기념해 4월 13일부터 24일까지 2주간 소상공인과 의료진, 취약계층들을 위한 ‘함께나눔캠페인’을 진행했다. 복지관 지역복지팀은 13일 강서구 내 지역사회 상가를 방문해 마스크 기부함과 함께 직원들이 직접 만든 손소독제를 배포했다. 20일에는 한강로를 산책하는 주민들에게 손소독제를 직접 나눠주고, 마스크 기부를 독려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기부된 마스크는 의료진들과 취약계층을 위해 지역사회 이름으로 기부할 예정이다.

대구 만촌1동본당(주임 이창영 신부)은 코로나19로 고통받는 지역 이웃들을 위해 휴대용 손소독제 3000개를 무상으로 나눴다. 미사 중단으로 조용하던 4월 26일 주일 만촌1동성당은 오랜만에 신자들로 북적였다. 30여 명의 신자들은 두세 명씩 짝을 지어 성당 인근 공원과 아파트 단지 앞 등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휴대용 손소독제를 배포했다. 이날 신자들은 오전 6시와 10시, 오후 4시와 7시 네 차례에 걸쳐 각각 2시간가량 나눔 활동을 펼쳤다.

주임 이창영 신부는 “나라가 가장 어려운 때에는 민간이 주체가 돼 나눔을 실천해 왔다”면서 “감염의 위험 속에 위축되는 것이 당연하지만, 더욱 열려 있는 마음으로 이웃을 생각하면서 힘을 모아 위기를 극복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나눔의 손길은 국내를 넘어 해외로도 이어지고 있다.

한마음한몸운동본부(이사장 유경촌 주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피해를 입은 동남아시아 국가의 빈곤층을 돕기 위해 해외긴급구호 자금 5000만 원을 긴급 지원하기로 결정하고 이를 위한 특별모금을 실시한다.

소외된 이들에게 따듯한 도움의 손길을 건네 온 본부는 코로나19로 인해 격리되고 고립돼 생존 위기에 놓인 ‘가난한 국가의 가난한 사람들’을 돕기 위해 이번 특별모금을 기획했다. 모금액으로는 필리핀 칼로오칸교구를 통해 메트로 마닐라의 빈민지역 주민 5000명에게 쌀과 라면, 통조림 등 식량을 제공하고 캄보디아 카리타스를 통해 4만 가구에 위생용품과 감염예방 교육 자료를 배포할 예정이다. 모금은 계좌(우리은행 1005-785-119119 (재)천주교한마음한몸운동본부)와 ARS(060-700-1117, 한 통화당 3000원)로 참여할 수 있으며 본부 홈페이지(www.obos.or.kr)에서도 가능하다. 모금 기간은 5월 24일까지다.

국내에 거주하는 이주민들을 위한 나눔도 진행됐다.

마산교구 사제단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교구 내 이주노동자들을 돕기 위한 모금을 진행해 6260만 원의 성금을 전달했다.

반대로 국내에 거주하는 이주민 공동체가 한국사회의 구성원임에 감사의 마음을 담아 나눔 활동에 동참하기도 했다.

의정부교구 동두천본당 국제이주민공동체는 4월 24일 코로나19 피해 극복에 사용해 달라며 100만 원을 동두천시에 기부했다. 이들은 “이주노동자인 우리도 한국사회 구성원으로서 동두천시에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에 기부하게 됐다”며 “하루빨리 이 상황이 종식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최용덕 동두천시장은 “따뜻한 나눔 실천에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며 “이번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인들이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데 모두 한마음 한뜻으로 힘든 시간을 이겨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늘푸른나무복지관 지역복지팀이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함께나눔캠페인’으로 손소독제 나눔과 마스크 기부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늘푸른나무복지관 제공

4월 26일 대구 만촌1동본당 주임 이창영 신부(뒷줄 가운데)와 신자들이 손소독제 나눔 활동에 앞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4월 24일 의정부교구 동두천본당 국제이주민공동체가 코로나19 피해 극복을 위해 동두천시에 성금 100만 원을 전달하고 있다. 의정부엑소더스 강슬기 활동가 제공

■ 가톨릭계 병원에 이어진 나눔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한 선행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특별히 가톨릭계 병원에 많은 이들이 도움의 손길을 뻗쳤다.

코로나19 확진자 72명(4월 21일 기준)이 발생한 의정부성모병원은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부터 초등학생까지 여러 사람들의 관심과 도움을 받았다.

염수정 추기경은 4월 24일 학교법인 가톨릭학원 법인사무처 보건정책실장 이경상 신부를 통해 의정부성모병원에 격려금을 전달했다. 이경상 신부는 “의정부성모병원 교직원 여러분 모두 어려운 난관을 훌륭하게 극복해 자랑스럽다”며 “주변의 염려와 우려를 많이 들었겠지만, 힘내시길 바라며 항상 여러분과 함께하겠다”는 염 추기경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아울러 초등학생이 진심어린 위로의 편지를 병원 교직원들에게 전달해 감동을 선사했다. 경기도에 살고 있는 초등학생이 보낸 이 편지에는 ‘코로나는 코리아를 절대 이길 수 없습니다. 파이팅!’이라고 적힌 카드와 함께 “열심히 치료해 주신 의료진들 덕분에 우리가 안심하고 살 수 있다”는 감사의 내용이 적혀 있었다.

편지를 받은 박태철 병원장은 답장을 손수 작성하고, 체온계와 마스크 세트를 함께 선물로 보냈다. 박 병원장은 “비록 우리가 힘들고 어렵지만 어린이가 보내 준 응원의 편지로 교직원 모두가 감동을 받았다”며 “온라인 출석 중인 초등학생들이 하루빨리 등교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의료원장 송재준 신부)에도 기업·기관·단체들의 따뜻한 손길이 이어졌다.

4월 21일 암호화폐 거래소인 네임빗이 공간살균기(STR-SOLUTION) 15대를 병원 측에 후원했다. 공간살균기는 코로나19 관리병동 휴게실에 비치돼 의료진들이 안전하게 휴식할 수 있도록 사용될 예정이다. 8일에는 화성산업이 코로나19 대응에 써달라며 병원 측에 성금 5000만 원을 후원했다. 또 3일 라커디움에서 즉석밥(컵반) 2808인 분을 후원했다. 대구시의사회도 병원 측에 피자 교환권 50매와 치킨 교환권 100매를 보내 왔다.

이외에도 병원 측은 파리바게트, 에어팜건강, 팝콘TV, 대부자동차번호 등 다양한 업체·기관으로부터 성금과 후원 물품을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 관계자는 “따뜻한 손길이 지속되고 있어 병원 구성원 모두가 힘을 얻고 있다”며 “보내 주신 따뜻한 마음에 힘입어 완전한 일상을 되찾을 때까지 더욱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경기도의 한 초등학생이 의정부성모병원 교직원들에게 보낸 응원 편지

의정부성모병원 박태철 병원장의 답장.

공동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