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마당

[독자마당] 극복할 수 있는 힘을 주십시오

이재복(부산교구 성바오로본당?베르나르도)
입력일 2020-04-27 수정일 2020-04-28 발행일 2020-05-03 제 3193호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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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기나긴 겨울이 덜 녹았습니다.

아직도 춥습니다.

추운 아픔이 아물지 않습니다.

지금도 아픕니다.

배고픔의 눈물이 그치지 않습니다.

너무나 슬픕니다.

저희 모두는

두려움에 쌓여 있습니다.

고통의 어둠속에서 벗어나고자 발버둥칩니다.

오라는 계절은,

겨울의 마음을 두드릴 뿐입니다.

가지 않으려는 계절이,

봄의 소식을 시샘하기 때문입니다.

어머니!

어머니께 매달립니다.

겟세마니 동산에서의

고뇌속의 기도가,

바람따라 퍼져갔으며

골고타 언덕의

주님의 선혈이

온 땅을 적셨습니다.

그리하여

색깔 없는 대지가

장미꽃 화원으로

변모하리라 믿습니다.

수난의 주님께서

5월의 장미를 약속하셨으리라 믿습니다.

승리하신 주님의 어머니!

주님 부활의 품안에서,

겨울이 녹을 것이며-

주님 승천의 품안에서

아픔이 아물 것이며-

주님 성령의 품안에서

눈물이 그칠 것입니다-

어머니!

보이지 않는 지금의 것은,

무서워하지 않겠습니다.

보이지 않는 주님 사랑의

갑옷을 입었기 때문입니다.

어둠을 밟으신 승리자의 어머니!

어머니의 사랑이

죽음을 이기신 주님이십니다.

청하옵니다.

나약한 저희의

고사리 손, 굽어진 손이지만

묵주알 돌리면서 간청합니다.

어머니의 화원에서

나비되어 춤추고 싶습니다.

어머니의 품안에서

기도하며 노래하고 싶습니다.

사랑합니다 어머니!

이 어둠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을 주십시오.

장미꽃 화원의 주인이 되십시오.

화원의 울타리 문,

이미 열려 있으리라 믿습니다.

이재복(부산교구 성바오로본당?베르나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