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제23회 한국가톨릭문학상] 본상·신인상 심사평

심사위원 구중서, 신달자, 정희성
입력일 2020-04-21 수정일 2020-04-21 발행일 2020-04-26 제 3192호 11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제23회 한국가톨릭문학상 본상 수상작으로 선정한 「구도 시인 구상 평전」은 구상 시인이 ‘내세를 오늘부터 살아야함’을 알고 실천한 ‘구도의 시인’이었음을 중진 문학평론가 이숭원이 증언한 평전이다.

지난해 100주년 주년을 맞은 구상 시인의 문학세계를 되새기고 더 널리 알리는 뜻에서 마침 새로이 출간된 구상 시인 평전에 올해의 가톨릭문학상을 수여하기로 했다.

상징과 비유의 면에서 구상 시인은 감각의 말초화로 인한 허무를 피했을 뿐이다. 판잣집 유리창을 통해 보이는 어린이의 얼굴을 해바라기로 보고, 옹달샘이 바다에 이르기까지 한 덩어리임을 비유해 시간의 영원한 연속성을 시로 썼다. 인간은 홀로가 아니라 더불어 사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평범한 일상의 모든 것에 대해 마음의 눈을 뜨고 기적과 신비가 아닌 것이 없다고 했다. 이숭원 평론가는 평전에서 구상 시의 이 모든 요소들을 있는 그대로 충실히 썼다.

신인상에 선정된 장재선 시인은 「기울지 않는 길」에서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자신을 성찰하며 조용히 ‘공존의 꿈’을 키워가는 자세를 보여준다. 유년의 기억으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그의 영혼을 살찌운 숱한 경험과 인간관계 속에서 시인은 ‘가장 거룩한 신앙은 가장 인간적인 것’이라는 결론을 얻는다. 우리는 장재선의 「기울지 않는 길」이 이 고통스러운 세상의 한 귀퉁이를 체온이 느껴지는 따뜻한 언어로 채워주고 있음을 확인하며 당선작으로 정한다.

심사위원 구중서, 신달자, 정희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