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향살이에 지친 이들에게 따뜻한 안식처 되는 곳 시화지구개발 사업으로 외국인 급증 시흥시, 복지센터 세우고 교구에 위탁 7개 국가 출신 8명 상담사 대기 중 물질적 지원과 심리적 지원 제공 화~금·일, 오전 9시~오후 6시 상담
법무부의 2019년 통계에 따르면 취업자격을 가지고 국내에 체류중인 외국인은 56만7261명이다. 우리는 56만 여 명의 외국인 노동자와 얼굴을 마주하며 이웃해 살고 있지만, 그들이 겪는 현실은 차갑기만하다. 못사는 나라에서 한국으로 돈을 벌기 위해 온 사람들. 1990년대 후반 외국인 노동자들의 유입이 증가하면서 얼굴색이 다른 이들에 대한 한국인의 시선은 따가웠다. 소위 ‘외노자’라 불리며 임금차별과 언어폭력 등으로 힘든 한국생활을 해야 했다. 그들에게 ‘따뜻한 이웃’은 없었다.
특히 국가산업단지가 있는 시흥시는 외국인 노동자 비중이 급격히 확대된 지역 중 하나다. 시화지구 개발 사업으로 경제 기회가 확대됨에 따라 1990년대 들어 외국인 노동자가 늘었고, 2018년 기준으로 3만3495명을 넘어섰다. 이는 시흥시 인구의 7.7%에 해당한다. 이에 따라 시는 정왕동에 시흥시외국인복지센터(센터장 이중교 신부)를 설립, 외국인 노동자들과의 소통에 힘쓰고 있으며 2012년부터는 수원교구에 위탁해 운영되고 있다. 교구는 센터를 위탁 운영하면서 ‘외국인주민의 따뜻한 이웃이 되겠습니다’라는 기치를 내세웠다. 이에 따라 물질적인 지원뿐 아니라 함께 걸어가는 동반자가 되고자 심리적, 정신적인 지원도 제공하고 있다. 시흥시외국인복지센터의 문을 열고 로비에 들어서면 왼쪽에서 민원상담실을 만날 수 있다. 센터를 방문하는 외국인주민들은 이곳에서 각종 필요한 정보를 얻고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외국인주민의 복지와 권익을 위해 세워진 센터들은 대부분 민원상담실을 두고 있다. 하지만 시흥시외국인복지센터의 민원상담실은 더욱 특별하게 운영되고 있다. 영어를 비롯해 네팔, 중국, 필리핀, 태국, 우즈베키스탄, 캄보디아, 베트남 등 7개 나라의 언어 등 총 8개 언어로 상담을 진행하는 것이다. 센터를 찾는 외국인주민들은 각자의 언어에 맞는 상담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수요가 높다. 시흥시외국인복지센터장 이중교 신부는 “외국인들이 한국생활에서 어려움을 토로하는 가장 첫 번째가 언어 문제다”라며 “아프거나 위급한 상황이 생겼을 때 가장 먼저 찾는 것이 자국어를 할 수 있는 분이기 때문에 저희 센터에서는 이러한 도움을 드리고자 8개 언어로 상담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민경화 기자 mk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