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 인터뷰] ‘혼돈의 시대, 교회 언론의 역할과 올바른 방향’

주정아 기자
입력일 2020-03-24 수정일 2020-03-24 발행일 2020-03-29 제 3188호 2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나만 살자는 이기주의 버리고 ‘함께 사는 세상’ 꿈꿔야 합니다”
이웃 향한 무관심과 배척 일상화되면서 참된 삶의 가치에 대한 영적 갈증 증가
성직자·수도자·평신도 각각의 자리에서 초기 그리스도교 정신 되새기며 쇄신해야 
“교회 언론은 대 사회 창구… 일반 시민과 공유·공 감폭 넓혀야”
가짜 뉴스·자기 식구 감싸기 등 나쁜 언론의 폐해 따라가선 안돼 
선도적인 방향 제시할 수 있어야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사람 사는 세상’을 위한 사회교육의 기능이, 언론이 지니고 있는 또 하나의 사명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또한 교회 언론은 국민의 정당한 ‘알권리’를 침해하는 반 헌법적 언론에 대해선 국민의 힘으로 퇴출시키는 사회적 공감대 형성에도 힘써주길 바랍니다.”

가톨릭신문이 창간 93주년을 맞아 ‘혼돈의 시대, 교회 언론의 역할과 올바른 방향’를 주제로 주교회의 의장 김희중(히지노) 대주교 특별인터뷰를 진행했다. 김 대주교는 이번 인터뷰를 통해 “지역사회와 국가 문제에 적극 동참하며, 그 문제 해결을 위해 함께하는 것은 교회 사명의 하나”라며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국민의 공동선 증진을 위해 복음적인 방법으로 보다 적극적으로 봉사할 수 있는 방안을 깊이 연구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교회가 시민사회단체 등과 연계해 환경보전, 생명수호, 사회적 소외계층들의 복지개선은 물론 우리사회의 공동체성 회복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도록 도와주길 바란다고도 당부했다.

특히 김 대주교는 “교회의 대 사회적인 창구역할도 충실히 해온 가톨릭신문사에 대해 감사한다”고 전했다. 이어 “언론은 시공을 초월한 무형의 성전(聖殿) 역할을 한다”며 앞으로도 가톨릭신문이 “복음의 정신과 교회의 가르침을 신자가 아닌 일반 시민들과도 공유하고 공감할 수 있는 징검다리 역할을 할 수 있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 대주교와의 일문일답이다.

-올해 사순 시기,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의 전국적인 확산으로 인해 국민 모두가 곤혹을 치르고 있고, 한국교회는 창립 이래 처음으로 신자들과 함께하는 미사까지 전면 중단하는 초유의 사태를 겪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사태는 이 시대 교회가 어디에 서 있는가를 또 다른 측면에서 성찰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는데요. 예를 들어 사이비 종교단체인 신천지가 엄청난 세력으로 성장했다는 것도 단편적으로나마 확인할 수 있었죠. 이렇게 교회 가르침에 귀를 막는 이들이 점점 늘어나는 것을 체감하시는 지요? 이 시대 교회의 현주소를 어떻게 보시는지요.

▲우리가 잘 알고 있듯이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큰 주제는 교회의 현대사회 적응이 아니었습니까? 곧 ‘시대의 징표’를 파악하고 현대 사회와 교회가 있는 그 지역사회의 필요에 응답하며 백성들과 함께하는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교회가 현 세계의 여러 가지 문제에 있어서 전혀 무관심할 수 없음을 사목헌장은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습니다.

“기쁨과 희망(Gaudium et Spes), 슬픔과 번뇌, 특히 현대의 가난한 사람과 고통에 신음하는 모든 사람들의 그것은 바로 그리스도를 따르는 신도들의 기쁨과 희망이며 슬픔과 번뇌인 것이다… 신도들의 단체는 사실 인류와 인류 역사에 깊이 결합되어 있음을 체험한다.(사목헌장 1) 따라서 공의회는 인간 세계를 눈앞에 두고 인류 가족 전체와 인류 가족이 살고 있는 주위의 온갖 현실들을 직시하고 있다.(사목헌장 2) 이 같은 사명을 완수하기 위해서 교회는 모든 세대를 통하여 그 시대의 특징을 탐구하고 복음의 빛으로 그것을 해명해 줄 의무를 지니고 있다.(사목헌장 4)”

따라서 우리 교회는 복음을 직접적으로 전파하고 우리의 신앙과 교리를 설명하기를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하겠지만, 동시에 복음의 정신과 가치, 그리고 공동선에 입각해 우리 사회가 보다 건전하게 쇄신되고 발전될 수 있도록 간접 선교에 대해 적극 노력해야 합니다.

-덧붙여 지금 교회는 어떤 세상의 한 가운데에 서 있다고 보시는지요. 우리 사회에서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주요 문제점에 대한 의견 부탁드립니다.

▲물질주의와 이기주의가 팽배하면서 주위 이웃들에 대한 무관심뿐 아니라 배척의 문화가 확산되고 있는 것 같아 대단히 안타깝습니다. 경제적인 GNP(국민총생산)에 대해선 민감하면서도 정신문화의 GNP에 대해선 아예 무관심하거나 외면하는 것은 아닌지 염려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물질의 가치를 한층 더욱 높여주는 초월성의 가치를 함양하고 이웃, 특별히 어려운 이웃, 고통 받고 있는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야 할 사랑의 가치를 바탕으로 공동체 정신을 강화하기 위해 우리 종교인들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고 필요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전 세계교회가 한국교회를 높이 평가한 주된 이유로 평신도들이 자발적으로 신앙을 받아들여 교회를 세우고, 그 성장에 큰 역할을 한 점을 꼽을 수 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도 한국교회를 향해 자주 기대를 표명하셨는데요. 하지만 최근엔 평신도들의 신앙적 열의가 많이 떨어지고 동시에 교회언론에 대한 관심도 낮아지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원인을 지적해주시기 바랍니다.

▲물질주의와 개인주의가 팽배한 현 시대의 사조가 일정 부분 반영된 결과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시대일수록 복음과 교회의 원천에 충실하다면, 시대정신도 정화시키고 바꿀 수 있을 것입니다. 가까운 예를 들면, 아프리카 남수단에서 온전히 헌신했던 이태석 신부의 삶을 종교인, 비종교인 가리지 않고 모두가 존경하고 닮고 싶어 한 이유가 무엇이었겠습니까? 어쩌면 많은 사람들이 이 물질주의와 이기주의와는 다른 참 삶의 가치에 대한 영적인 갈증이 있어서 그러지 않겠는가 생각합니다.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 구별 없이 우리 교회 구성원 모두가 초기 그리스도교의 정신과 한국 교회 초기 선교 정신으로 되돌아가는 ‘한국천주교회의 쇄신운동’이 보다 진지하게 고려돼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바이러스에 스러져가는 모습을 보면서 인간의 한계를 절감하고, 하느님만이 희망이심을 다시 확인하는 시간도 가졌는데요. 대주교님께선 이번 코로나19 사태에 대처하는 한국교회의 모습을 보시면서, 한국교회에 대한 어떤 희망을 갖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이번 코로나19의 사태에 대한 한국 가톨릭교회의 대처는 아주 적절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서로 다른 지역의 어려움을 배려하며 돕고자 하는 마음들은, 국민을 안심시킬 수 있는 모습이 아니었는가 생각하며 가톨릭교회의 큰 희망으로 보고 싶습니다. 향후의 비슷한 사태에 더욱 현명하고 적절한 대처를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가톨릭교회가 지역사회와 나라의 공통적인 문제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며 문제 해결을 위해 함께하는 모습은, 교회 사명의 하나입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사회의 여러 영역에서 국민의 공동선 증진을 위해 복음적인 방법으로 보다 적극적으로 봉사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깊이 연구할 수 있는 계기가 되면 좋겠습니다. 우선 이와 관련된 교회의 가르침을 비롯하여 교황청의 여러 문헌들을 연구하고 우리 교우들을 위한 교육이 마련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가톨릭신문은 한국교회와 사회의 역사 안에서 위기 때마다 교회쇄신, 사회정의와 사랑나눔 실현 등을 북돋우는데 힘써왔습니다. 혹시 충분한 역할을 하지 못했다면, 그 걸림돌이 무엇이라 생각하시는지요. 그동안 교회 언론에 대해 아쉬웠던 점, 개선했으면 하는 바에 대해 조언 부탁드립니다.

▲저는, 우리가 세상에 태어나서 3단계의 큰 교육과정을 거친다고 생각합니다. 가정교육과 학교교육, 사회교육입니다. 그러나 요즈음은 종래와 같은 ‘밥상머리교육’과 같은 가정교육은 거의 사라지고, 있다 하더라도 공부 잘 해서 이른바 ‘취직이 보장된 좋은 대학’ 입학을 위한 ‘공부’에 대한 충고가 대부분이지, 인간으로서 갖추어야 할 품성, 인성, 인격에 대한 부모들의 가르침은 대단히 드물다고 합니다. 학교교육과 관련해서도, 많은 중고등학교가 ‘좋은 대학’에 들어가기 위한 입시 학원으로 전락하고 있지 않은지 많은 사람들이 우려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양심을 순화하고 인격을 도야하는 인문학적 교육은 점점 희미해지고 있다고 합니다. 대학도 우리 사회의 미래 지도자로서 갖추어야 할 지성과 학문의 상아탑과는 거리가 멀어진, ‘취직 학원화’ 되어가고 있는 상황이 못내 안타깝습니다. 사회의 여러 가지 문제들을 제대로 들여다보고 공동선을 기준으로 사회적 합의점을 공유해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사람 사는 세상’을 위한 사회교육의 기능이 언론이 지니고 있는 하나의 사명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나라의 언론은 어떻습니까?

일부 언론은 다분히 의도적이고 악의적인 왜곡보도와 과장된 허위사실을 언론의 자유라는 미명하에 보도하면서 사회를 분열시키고 양분화 시키고 있다는 평가를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교회 언론에서는 이러한 언론의 역기능을 바로잡기 위해 매주일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주제의 보도에 대해 ‘사실을 확인하는 보도’(일명 팩트 체크)를 통해 언론기관의 옥석을 가리고, 지속적으로 의도적으로 왜곡보도하거나 악의적으로 허위사실을 유포해 정확한 정보를 접하고자 하는, 국민의 정당한 ‘알권리’를 침해하는 반 헌법적 언론에 대해서는 국민의 힘으로 퇴출시키는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해주길 바랍니다. 표현의 자유로 인한 왜곡이나 허위과장 보도로 상대방에게 손해를 끼쳤을 때는 그에 상응한 손해배상을 해당 언론사와 보도자에게 할 수 있어야 언론보도가 신중해지고 국민이 안심하고 언론보도를 신뢰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위와 같은 언론 순기능의 사명을 충실히 수행하기 위해서는 전문성 있는 충분한 인력을 확보해야 하지만, 재정적인 문제로 인한 한계도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우리 사회에서 대두되고 있는 여러 심각한 문제를 깊이 있게 분석하고 현 상황을 개선할 수 있는 대안까지 마련하기 위해서는, 그 문제의 철학적이고 신학적인 분석을 통한 비전 제시와 법적인 대안 등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하며, 그러기 위해 이에 상응한 전문가, 예를 들면 각계각층의 인사들의 협조를 받은 자문위원단을 구성해 도움을 받을 수 있길 바랍니다. 사회의 제 현상을 단순히 보도하는데 그치지 않고, 그 문제에 관해 깊이 있는 철학적이고 신학적인 사색을 통해 진단과 대안 마련을 할 수 있길 바랍니다. 그리고 교회 언론으로서 기존의 비정상적인 언론계의 기득권 카르텔에 휩쓸리지 말고, 부당한 언론을 고발하고 보도할 수 있는 용기를 사명감 있게 실천할 수 있길 바랍니다.

가톨릭신문 자료사진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도 교회 언론을 포함한 언론의 역할, 언론의 현재 모습과 나아갈 방향 등에 관해 자주 언급하셨습니다. 특히 언론의 전문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셨는데요. 이를테면 반만 말하고 반은 말하지 않는 의도적인 오보, 중상모략, 명예훼손 등의 문제도 지적하셨고요. 교회 언론에 집중해 보자면, 대주교님께서는 현재 한국교회 언론들이 ‘반’이 아니라 ‘전부’를 올바로 말하고 있다고 보시는지요?

▲국내 언론들은 일종의 자기 식구 감싸기와 같은 일종의 카르텔을 형성해, ‘집단 이기주의의 틀을 깨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깨지 않으려고 한다’는 세인들의 평가에 대해 깊이 생각해주길 바랍니다. 국민의 알권리는 정확한 정보를 알고 싶어 하는 권리입니다. 가짜뉴스나 의도적일 뿐만 아니라 악의적으로 조작된 정보는 국민의 알권리를 정면으로 방해하는, 헌법상 보장된 표현의 자유의 한계를 넘어선 범죄라고 생각합니다. 의도적이거나 실수로 인한 거짓 정보나 허위 정보를 보도한 언론사의 책임은 사후에라도 그로 인한 피해 보상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법적인 장치가 제정되길 바랍니다. 교회 언론은 그러한 거짓 정보나 조작된 정보의 사실 확인과 그와 연관된 언론사를 적시하여 보도할 수 있는 용기를 지니길 바랍니다. 언론에 관계된 교황님의 가르침은 왜곡 보도나 허위 과장 보도에 대한 언론에 대해 자주 경계하고 있지 않습니까?

-한국교회가 급성장하면서 교회 언론들의 외연도 넓어졌습니다. 짚어주신 한국교회 현주소 안에서 교회 언론이 더욱 시급히 실천해야할 역할을 무엇이라고 보시는지요. 특히 교회 안에서만이 아니라 세상 속에서 펼쳐야 할 역할에 대해 조언 부탁드립니다.

▲선교는 직접적으로 복음과 교리를 설명하는 등 직접적인 선교가 중심을 이루는 선교사명에 충실하면서도 사회의 제 문제들을 복음의 정신과 교회의 가르침에 입각해 분석하고 우리 나름대로 대안을 마련해 선도적인 방향을 제시하는 간접선교도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언론은 바로 교회의 대 사회 창구로서 큰 사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언론은 시공을 초월한 무형의 성전(聖殿)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교회 언론에 대한 전 교회적인 협력과 후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복음의 정신과 교회의 가르침을 신자가 아닌 일반 시민들과 공유하고 공감할 수 있는 징검다리 역할을 할 수 있길 바랍니다.

-가톨릭신문은 한국교회 안팎 복음 선포의 대표적인 도구로서, 특별히 한반도 평화와 아시아복음화, 또한 환경보전과 생명수호를 위한 다양한 기획들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가톨릭신문이 더욱 적극적으로 기획해 주길 바라시는 부분은 무엇일까요?

▲화해와 일치는 복음의 핵심적인 가르침의 하나입니다. 물론 각자의 평화, 이웃과의 평화가 바탕이 되어야 하겠지만, 이러한 평화와 일치가 지속적으로 안정화되기 위해서는 한반도의 평화가 필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남북의 화해와 평화를 위한 환경 조성을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보도 기획을 부탁드립니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은 우리나라를 방문하셨을 때 광주가톨릭대학교 성당에서 신학생들에게, 여러분은 장차 아시아의 복음화, 특히 중국에의 복음전파를 위해 지금부터 준비하도록 부탁하셨습니다. 저는 가끔 아시아에서 유일한 가톨릭 국가라고 할 수 있는 필리핀의 주교님들을 만날 때마다 한국 가톨릭교회와 필리핀 가톨릭교회가 아시아의 복음화를 위해 협력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말하곤 합니다. 한국 가톨릭교회가 좀 더 눈을 크게 뜨고 아시아의 복음화를 위한 연구와 노력을 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가톨릭신문사에서 이에 대해서도 더욱 노력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환경보전을 위해선 우리 가톨릭교회의 독자적인 노력만이 아니라 이와 연관된 시민사회 단체들과 보다 적극적으로 연대해 함께 연구하고 함께 행동할 수 있길 바랍니다. 이를 위해서도 교회의 언론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함께 하길 바랍니다. 또한 생명수호 문제에 있어서도 국가나 사회, 혹은 지역의 유관 행정기관과도 연계해 여러 가지 기획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물론 예전보다는 많은 진전이 있어, 복지제도가 꽤 정착되고 있어서 다행입니다. 그러나 아직도 제도권 안의 복지시설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상황의 현실적인 문제를 부각시켜 홀로 계시는 어르신들이나 장애인들이 겪고 있는 문제의 개선을 위해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 공동체성 회복을 위해 노력해주시길 바랍니다. 또 자칫, 어느 누구도 알지 못하는 인권의 사각지대에 있는 이주민 결혼 여성들과 외국인 노동자들의 현실을 파악하고 개선해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한 시민이요 한 국민으로서, 우리나라에서의 생활이 그분들에게 행복한 기회가 되길 바랍니다.

-현대 세상은 정말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데요. 과학기술 등의 발전이 큰 뒷받침이 되고 있지요. 특히 한국사회의 스마트폰 보급률은 전 세계적으로도 월등합니다. 가톨릭신문은 이른바 4차 산업시대에 발맞춰 스마트폰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가톨릭e신문’ 창간에 이어, 온라인 동영상 공유 서비스를 통한 다양한 가톨릭 영상콘텐츠 제공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앞으로 가톨릭신문이 활동 폭을 넓혀야 할 분야에 대해 조언해주신다면.

▲과학기술의 발달로 인한 인터넷 등의 통신기술로 실시간으로 많은 사람과 소통이 가능한 환경이 구축됐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인간관계가 더욱 소원해지고 고독이 더욱 엄습하면서 인간의 마음과 마음의 만남은 그렇게 되지 못한 것 같습니다. 현대의 영성가 토마스 머튼은 “영성이란 참된 자아를 발견하고자 하는 탐구”라고 했지만, 요즈음 모든 정보와 소통을 인터넷 통신망에 의존하면서 자아는 상실되고 일방적으로 제공되는 정보의 홍수에 휩쓸려가는 것 같습니다. 얼마 전에 교황청 학술원에서 제4차 산업과 인류의 미래에 대한 국제회의에서 이에 대비해야 한다는 경고를 한 바 있습니다. 가톨릭신문에서도 제4차 산업의 AI시대의 인간의 윤리성과 책임에 대한 사회적 여론을 환기시킬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가톨릭신문은 한국 최초의 교회신문이자 동시에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교회신문입니다. 그 역사의 시작이 평신도들에 의해 이뤄졌다는 것 또한 주목할 만한데요. 앞으로 창간 100년을 바라보며 가톨릭신문 종사자들이 더욱 집중해야할 자세와 나아갈 방향에 대해 말씀해주시길 바랍니다.

▲그동안 교회의 대 사회적인 창구 역할을 충실하게 하려고 노력한 가톨릭신문사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복음의 정신과 교회의 가르침을 충분히 숙지하고 언론 본래의 사명에 충실한 언론인 전문 인재 양성을 위해 특단의 결단이 필요한 때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사회를 뒤따라가는 언론이 아니라 사회의 동향을 정확히 파악하여 미리 문제점을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등 미래 사회를 선도하는 언론사가 되길 희망합니다.

-이제 주님 부활 대축일을 열흘 남짓 앞두고 있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깊은 기도와 묵상이 필요했던 사순 시기를 보내는 전국의 신자들, 대축일을 맞이할 기쁨으로 설레고 있는 신자들에게 격려의 말씀 부탁드립니다.

▲코로나19로 인해 미사와 거의 모든 활동이 중단되면서 모두가 마음고생 많이 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어쩌면 다른 어느 해보다 무거운 사순 시기를 보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어려운 시련의 시기를 이 정도에서 마무리할 수 있게 된 것은 이 사태를 빨리 종식시키기 위해 우리 모두가 실천에 동참하고 기도한 결과가 아니었을까요? 칠흑같이 어두운 밤을 지새우고 맞이한 동트는 새벽은 더욱 밝지 않습니까? 올해 맞이할 부활의 기쁨은 이래서 더욱 큰 것 같습니다. 죽음으로부터 부활하신 주님의 사랑과 자비의 큰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교우 여러분뿐만 아니라 국민 여러분들과도 부활의 기쁨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가톨릭신문사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축원 드리며 교우 여러분, 주님 부활 대축일 미리 축하드립니다! 알렐루야!

주정아 기자 stell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