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공산치하의 베트남 교회 - 신앙 따위는 불살라 버려라] 구엔 신부의 폭로기 5

입력일 2020-03-19 수정일 2020-03-19 발행일 1977-12-18 제 1085호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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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당 앞잡이 속출은 가슴 아픈 일
교회 내 각종 자료들을 공산당에 넘겨줘
교황청 대사 축출시키고 신자들을 투옥케
베트남 천주교회는 싹 터가고 있는 한 가닥 희망과 기쁨이 있는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신자들의 가슴을 아프게 하고 교회의 장래를 어둡게 하는 면이 또한 있습니다.

몇몇 신부, 수도자 그리고 신자들이 교회에 대한 불만, 담력의 부족 또는 덕망의 부족 등으로 마치 예수님이 생존해 계실 때 그의 제자에 의해 붙들려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신 때와도 흡사하게 공산 정권에 아첨하고 동료신부 성직자 또는 신자들의 가슴에 커다란 상처를 안겨주고 있습니다.

아마 이들은 예수님을 따라 위풍당당하게 수많은 군중의 환호성 속에서 박수갈채를 받아가며「예루살렘」성에 들어가기만을 원하는 것 같고「다볼」산상에서 예수님의 변하신 모습만을 바라다볼 것을 원하며, 벙어리를 말하게 하고 죽은 자를 다시 살리며, 한 조각의 빵을 나누어 수천 명에게 먹이기도 하고 물을 포도주로 만드는 것과 같은 예수님이 만들어내시는 숱한 기적을 누리려고 원하는 것 같습니다. 공산주의자들에 아부하는 이들 성직자와 신자들 역시 하느님의 나라에서 직위를 다투어 가지려고 했으며, 그들은 제베데오의 형제에 대해 울분을 느꼈으며 그들은 베드로와 같이 주님이 환난을 당하지 않도록 보호해 주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예수님이 부활하실 것이라는 사실을 잊어버렸으며 성당 내에서 성령의 사명까지를 까맣게 잊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위와 같은 몇몇 신부ㆍ수도자 및 신자들의 지각없는 행동들 때문에 베트남 교회는 가슴 아픈 경험을 해왔고 또 하고 있습니다. 교회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있거나 자신을 뽐내 보이려고 하거나 담소한 신부ㆍ수도자 및 신자들은 교회를 파괴하려는 공산당의 앞잡이가 되어 교황청 대사를 축출하고 구엔 반 루안「사이공」교구 부주교와 수많은 신부ㆍ수도자들을 현직에서 쫓아내게 했습니다. 심지어 이들은 자유주의 사상에 물든 신부ㆍ수도자와 신자들을 고발하거나 무고하여 체포당하도록 만들어 투옥시켰으며 교회와 교회 기구들을 공산 정부 당국에 의해 압류 당하도록 했던 것입니다. 그들은 교회의 서류, 신부나 신자들의 이력서 교회 조직의 기록들을 공산당에 제공하여 줌으로써 공산당에서 천주교를 아주 쉽게 탄압하고 말살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도시에서 화려한 생활을 하고 부를 누리며 돈으로 직위를 사고 직권을 누렸던 몇몇 신자들은 오늘날 공산주의 하에서 어떻게 한 줄을 모르며 언제 닥칠지 모르는 고통과 시련이 가득 찬 새로운 생활에 적응하기에 매우 힘들어 자신의 편안을 갈구하던 나머지 여태까지 간직해 두었던 금은동의 귀금속에 모든 희망을 걸고 공산주의자들을 매수하는 등 성당과 신자들을 멀리하는 부류들이 또한 베트남 천주교의 앞날을 어둡게 하고 있습니다.

공산주의자들은 더욱더 간교하고 교활하게 천주교를 파괴하려 하고 있는 바 그들은 각계각층의 사람들을 성당이나 교회 내부에 침투시켜 교회의 분열과 이간을 조장하고 함정을 파놓고 공산주의 체제하에서 가톨릭이 살아나갈 방도를 찾고 있는 교회 내의 모든 분야의 사람들을 무고하고 교회 내의 모든 내용을 폭로하고 있습니다. 공산주의자들의 앞잡이가 되느니 차라리 죽음을 택하기로 결심한 수많은 신자들이 성당에 충성을 다하기 위해 남편과 아내, 자식, 그리고 재산까지 버리고 종적을 감추어버린 경우도 많습니다.

많은 수도자들이 수도원이나 교회를 버리고 자신이 속한 수도 단체에서 이탈하여 자신의 흔적을 감추어버린 것도 그들 자신의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신앙을 지키고 자기 자신 때문에 그가 속한 수도회가 공산주의자들에 의해 해산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