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

「우리는 그분의 영광을 보았다」

민경화 기자
입력일 2020-03-17 수정일 2020-03-17 발행일 2020-03-22 제 3187호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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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봉모 지음/328쪽/1만4000원/바오로딸 
십자가 수난의 본질은 하느님의 지극한 사랑
요한복음산책 여섯 번째 시리즈
예수 수난 과정 입체적으로 설명
성경에 드러난 영적 메시지 다뤄
요한의 가르침을 받은 요한 공동체 신자들은 주님의 영광을 언제, 어느 자리에서 가장 잘 볼 수 있었을까.

예수회 송봉모 신부는 “주님의 영광이 완전히 충만하게 드러났던 시간과 장소는 주님의 수난, 곧 십자가에서였다”고 말한다. 그 근거는 요한복음의 수난사화에서 찾을 수 있다. 예수님이 공생활 중 여러 차례 십자가 죽음의 시간과 영광을 연결시킨 이야기가 요한복음에 담겨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송 신부는 요한복음산책 여섯 번째 시리즈 ‘우리는 그분의 영광을 보았다’를 펴냈다. 주님의 십자가를 볼 때마다 그분의 영광을 볼 수 있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책은 요한복음 18~19장에 나오는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에 드러난 신학적·영적 메시지를 다룬다.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예수님이 체포되고 무덤에 묻히실 때까지의 수난 과정을 4부로 나눠 상세하고 입체적으로 설명한 것이다. 요한복음 18장 1장에 등장하는 키드론 골짜기와 겟세마니에 대한 설명을 비롯해 십자가형이 무엇인지, 우슬초의 상징성 등을 소개하며 요한복음 본문에 대한 이해를 높이다.

지금의 신앙인들이 기억해야 할 신앙적인 메시지도 요한복음 곳곳에서 찾아냈다. 복음에 등장하는 베드로의 미성숙한 모습을 언급하며 송 신부는 “교회가 완벽하고 결점이 없는 사람들의 모임이 아니라, 부족하고 결점이 많은 이들을 위한 교회, 상처받은 이들의 교회가 될 수 있게 하기 위해서 예수님은 베드로를 교회의 반석으로 세우신 것”이라고 설명한다. 아울러 빛과 어둠의 선택 앞에 갈등하는 빌라도를 통해 “거짓의 영역에서 진실의 영역으로, 어둠의 영역에서 빛의 영역으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믿음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을 묵상하는 사순시기, 신앙인들이 이 책을 통해 기억해야 할 메시지를 송 신부는 이렇게 전한다.

“우리는 사순절이 되면 주님이 받으셨던 수난에 동참하려 하면서 우울해하고 슬퍼하는 경향을 갖고 있습니다. 주님의 수난에 동참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우리에 대한 그분의 지극한 사랑에 감사드리는 것입니다. 이제 이 책을 덮기 전에 십자가 수난을 통해 드러난 하느님과 예수님의 지극한 사랑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리고, 그 지극한 사랑에 우리의 사랑으로 응답하길 바랍니다.”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