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신천지, 아는 만큼 보인다

입력일 2020-03-17 수정일 2020-03-17 발행일 2020-03-22 제 3187호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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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선 ‘코로나19 사태가 교회에 가져다 준 작은 득’이라고 한다.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이 코로나19 감염 폭증의 원인이 되면서, 이 사이비 종교집단의 거짓과 문제점이 단박에 수면 위로 떠오른 상황을 보고 하는 말이다.

신천지 때문에 한국교회도 오랜 기간 골머리를 앓아왔다.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한국교회 차원의 대책위원회를 발족하고, 각 교구마다 상담 창구 등을 만들었다. 하지만 신자 개개인의 관심은 부족하단 지적이 있었다.

현재 신천지 신도 수의 20~30% 정도는 가톨릭신자들로 추정한다. 신천지에서 빠져나온 이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짚어본 결과다. 냉담교우 혹은 교회나 가정에서 상처받은 이들이 상대적으로 쉽게 포섭된다. 평소 이성적이고 지성적이라고 평가받는 이들도 꽤 많이 빠져든다. 철저히 신분을 속이고 접근하는 모략전도(거짓말 전도)에 걸려들기 때문이다.

신천지에는 구원과 영원한 생명이 없다. 하느님이 없다. 이만희 교주만 있을 뿐이다. 모든 것을 다 내어놓고 빠졌다가 속았다는 것을 알게 되면, 그 삶은 누가 보상해줄 수 있을까. 종교 사기로 교회가 무너지진 않는다. 하지만 거짓 신앙에 빠진 이들의 삶은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

더 많은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교구, 본당, 기관단체 등 여러 차원에서 관련 정보를 널리 공유해야 한다. 일차적으론 신자 개개인이 신천지의 특성을 제대로 알고 빠져들지 않도록 도와야 하기 때문이다. 구원 신앙을 올바로 갖추도록 신자 재교육에도 박차를 가하길 기대한다. 특히 냉담교우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는 노력, 사목적 돌봄에 보다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