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수원교구 상담소 탐방] (3) 가톨릭여성상담소

이주연 기자
입력일 2020-03-17 수정일 2020-03-17 발행일 2020-03-22 제 3187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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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상담뿐 아니라 양성평등·인권 회복 위해 노력
제2대리구 대학동성당 별관 2층에 위치
폭력에 시달리는 여성 위해 2003년 설립
2019년부터 일반 상담소로 전환
화~금 전화·방문 형식으로 상담 진행
상담과 인성·심리검사까지 무료로 

가톨릭여성상담소는 전화 및 방문 형식으로 상담을 진행한다. 이경은 소장이 전화 상담을 하고 있다.

누구나 살아가는 동안 가파른 산을 오를 때처럼 힘든 고비를 마주하게 된다. 산에서 ‘지팡이’가 그 순간을 넘어서도록 돕는 도구가 되듯이 ‘상담’은 삶의 어려움을 느낄 때 고통을 딛고 일어서는 데 힘을 주는 자리가 될 수 있다.

제2대리구 대학동성당 별관 2층에 자리 잡은 가톨릭여성상담소(소장 이경은, 지도 조원기 신부, 이하 상담소)는 그 지팡이처럼 쉽게 말할 수 없는 마음 아픔을 지닌 이들이 용기 있게 내딛는 발걸음에 동반자가 되기를 자처한다.

상담소는 교구 설립 40주년에 즈음해서 2003년 8월 30일 가정폭력, 성폭력 등 특별히 폭력에 시달리는 여성들을 위해 설립됐다. 각종 폭력 피해 여성들과 함께하면서 폭력으로 인한 가족 해체 및 탈선 예방 활동을 통해 여성 인권을 회복하자는 것이 기본 취지였다.

폭력으로 인한 피해자 치료 및 가해자 교정 프로그램 등을 펼치며 고통 받는 여성들을 도와온 상담소는 지난 2019년 1월부터 교구 안산생명센터 산하 일반 상담소로 전환됐다.

이런 변화는 여성 인권회복과 양성평등으로 평화로운 사회에 기여한다는 설립 초기의 입장을 토대로 상담 활동의 폭을 넓히는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개인에게 드러난 문제와 상처 개입에 국한하지 않고 내면 성장과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적응을 위한 심리 상담과 교육, 또 예방 차원으로 영역을 확대해 가는 모습이다.

이경은(가브리엘라) 소장은 “장애인 가족, 난치성 질환자, 소수자 등 교구 내 소외된 계층과 취약 계층 및 다문화 가족 등에 관심을 기울여서 잠재적으로 취약하고 문제 발현 가능성이 있는 부분에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현대 사회 트렌드에 맞는 진정한 양성평등과 인권 회복에 기여하겠다는 것이다.

가톨릭여성상담소에서 진행하는 각종 개인 심리검사.

구체적으로는 다문화 가정의 심리 코칭 프로그램, 장애아 부모 집단 상담 프로그램 등이다. 특히 점차 다문화 사회로 진행되고 있는 한국 실정에서 다문화 계층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기에 심리적인 보살핌이 적극 요청된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향후 지역 사회 안정 기여를 위한 사회사업이 가능한 경우 이를 추진할 방안도 지니고 있다.

관련해서 지역 안산시 지역사회안전보장협의체 분과위원회에 참여하면서 지역사회 네트워크도 구축 중이고, 안산시본오종합사회복지관(관장 강성숙 수녀)과 연계해 매주 수·금요일 두 차례 다문화 다국적 가정 아동들의 학교 적응을 위한 한글 교실 운영에도 협력하고 있다.

상담은 매주 화~금요일, 전화 및 방문 형식으로 진행된다. 방문 상담은 초기 상담 후 필요하면 국가공인 상담 자격을 갖춘 상담가를 통해 심리검사 지원 등을 병행해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이뤄진다.

대상은 부부나 자녀 갈등을 겪고 있는 부모, 혹은 커플, 직장 내 적응이나 이성 관계 등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다. 복지 기관 등과 연결한 외국인 상담도 열린다.

현재는 전화 상담 빈도가 높은 편이나, 상담소는 적극적인 내면 성장을 위해서 대면 상담을 지향한다는 입장이다. 20대부터 70대 후반까지 이용 연령층은 다양하며 여성이 문을 두드리는 경우가 많다. 소문을 듣고 비신자나 타 종교인들도 찾는다.

비용은 무료다. 상담뿐만 아니라 다면적 인성 검사, 기질 검사, MBTI 등 각종 심리검사도 무상으로 실시된다. 이런 방침은 자칫 어렵게 생각할 수 있는 상담의 문턱을 낮춰서, ‘힘든 이들이 언제든 찾을 수 있는 마음 편한 곳’이 되고자 하는 의지에서 나온 것이다. 상담에 대한 이해와 인식을 넓히기 위한 의미이기도 하다.

상담소는 상담을 통해 개인이 가진 고유의 에너지에 집중하면서 잠재적인 긍정적 강점을 끌어내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이 소장은 “신앙인의 경우, 기도에 앞서 ‘나’를 살피는 작업으로 하느님과의 관계도 바르게 정립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신경을 쓴다”고 밝혔다. 교회 내 상담소로서 가톨릭여성상담소 역할을 볼 수 있는 부분이다.

상담소는 앞으로 기존 프로그램과 더불어 적응적 삶을 위한 의사소통 워크숍, 자기 성장을 위한 인식 개선 프로그램, 난치성질환자 심리적 치유 집단 활동 지원 등을 계획 중이다.

“각자가 가는 길에 있어서 내적 성장의 촉진제 역할로 자리매김 되기를 바란다”는 이경은 소장은 “많은 분이 자신이 처한 어려움에 대해 도움받기를 두려워하지 말고 상담소를 찾아달라”고 요청했다.

※문의 031-502-0667~9 가톨릭여성상담소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