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공산치하의 베트남 교회 - 신앙 따위는 불살라 버려라] 죽음의 탈출 감행한 구엔 신부의 폭로기 2

입력일 2020-03-12 수정일 2020-03-12 발행일 1977-11-27 제 1082호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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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직자와의 접촉 금하고 재산 몰수
불교 : 조직력 약해 별 신경 쓰지 않는 듯
가톨릭 : 가장 위험한 존재-탄압도 지능적 
개신교 : 수적으로 열세-곧 소멸될 위기
공산 정권은 베트남 내 각 종교에 대해 가혹한 탄압을 자행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각 종교에 대해 어떠한 탄압 정책을 쓰고 있는가를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불교에 대해서=불교 단체는 원래 그 조직의 체계성이 빈약하고 사찰과 신도들의 연락이 비교적 긴밀하지 못한 결함을 갖고 있으며 불교 신도들은 불교 교리를 깊이 연구하기보다는 오히려 관습적으로 절에 가는 경향이 많습니다. 그래서 공산주의자들이 불교 신도들의 신앙생활에 다소의 여려움이나 위협을 가하기만 하면 사찰은 쉽사리 문을 닫을 수 있고 신도들이 사찰에 감히 가지 못하게 됨으로써 승려들은 신도가 없어지면 자연히 평민으로 돌아가거나 혹은 공산주의자들의 제의에 따라 집단노동수용소에 쉽사리 수용될 수 있으므로 공산주의자들은 불교에 대해서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개신교에 대해서=베트남에서 기독교는 그 수에 있어서 매우 적고 역사적으로 매우 짧기 때문에 조직 면이나 교회에 대한 교육이 아직 뿌리를 제대로 내리지 못했으며 공산주의자들이 종교 세력으로 여길 만큼 그 대열을 가다듬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공산주의자들이 단지 개신교는「미 제국주의의 종교」라는 선언만으로도 개신교 신도들은 감히 그들이 개신교 신도라고 신고를 하지 못했습니다. 누구든지 그들의 이력서나 가족 조사서에 개신교 신도라고 신고되어 있지 않은 사람은 결코 목사와 접촉을 할 수 없으며 교회에 나가는 것이 허락되지 않습니다. 목사들과 전도사들은 당의 사회 안정성 당국이 전부 체포하여 미국의 앞잡이이며 미 CIA의 첩보원이었다는 죄를 고백하게 함으로써 이들이 이런 과거의 죄를 용서받기 원하면 그들의 가족을 데리고 농촌이나 산간지역에 가서 경작활동을 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공산주의자들은 개신교는 미국의 영향하에 있을 때 일시적인 종교운동이나 유행에 불과했기 때문에 곧 개신교는 없어질 것이라 믿고 있습니다.

「호아하오」「까오다이」교에 대해서=공산주의자들은 이들 두 민족 종교에 대해서 순수한 종교라고 하기보다는 오히려 종교를 빙자한 정치집단이라고 낙인찍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들 종교는 공개적으로 반공활동을 오랫동안 해왔으며 특히 최근 수년간과 현재에 더욱 강력한 반공활동을 했기 때문에 보다 쉽게 탄압할 수 있는 구실을 찾아 이 두 종교 세력을 말살하고 있습니다.

가톨릭에 대해서=공산주의자들은 가톨릭교회는 조용한 가운데 확고부동한 신앙과 신념을 갖고 있는 종교로 판단하고 있고 오랜 역사를 통해서 베트남 국민들에게 깊숙이 뿌리박고 있으며 과거 북베트남에서 20년 이상이나 이들 종교를 탄압한 경험을 갖고 있으므로 그들은 가톨릭에 대해서는 매우 조심성 있게 다루고 있으며 다른 종교에 비해 보다 지능적인 계략을 씀으로써 많은 인력과 노력을 허비하면서 각 가톨릭교회나 조직체에 대해 비밀리에 활동과 움직임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공산주의자들에게 가장 위험시되는 종교는 다른 어느 종교보다 가톨릭인 바, 그들은 베트남을 무력 통일한 지 얼마 되지 않았으므로 국제적인 조직망을 가진 가톨릭에 대한 탄압이 세계 여론을 그들에게 나쁜 방향으로 끌어갈까봐 무척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이상과 같은 공산주의자들의 종교에 대한 비굴한 인식과 신앙의 자유에 관한 공산주의자들의 정책을 살펴보게 되면 공산주의자들이 종교를 탄압하고 있는 방법을 대략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신도들이 그들의 영적인 지도자들과 접촉을 가지지 못하도록 함은 물론 신도 신부 승려들을 위협하고 압력을 가함으로써 종교인과 종교 재단의 가옥, 가재도구 등 일체의 재산을 몰수하거나 강제로 빼앗는 정책을 쓰고 있습니다.

공산주의자들이 각 종교 하나하나에 대해서, 종교활동을 하는 각 개인 하나하나에 대해 그들이 주장하는 소위 무신론을 내세워 신도들의 마음속으로부터 신앙의 뿌리를 송두리째 뽑아버리고 신앙의 자유라는 말 자체를 없애버리기 위해 온갖 수단과 위계를 쓰고 있는 바 이들 하나하나를 자세히 열거할 수 있었으면 하나 지면 관계로 생략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