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다 버린 짐볼(Gym Ball), 와인 병 코르크 마개, 페인트 가게에서 얻어온 육각형 원목 받침대….
이런 폐품들이 모여 과연 무엇이 만들어졌을까?
샬트르성바오로수녀회 서울관구(관구장 정응희 수녀) 소속 조규희 수녀는 위의 폐품들을 재활용해 만든 작품 ‘지구 살리기’(Save the Earth)로 제40회 국제현대미술대전 은상을 수상했다.
조 수녀는 원래 바느질로 다양한 작품을 만드는 규방 공예와 천연 염색 전문가로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바늘과 실을 잡지 않더라도 무엇이든 조 수녀의 손에 들어가면 전혀 다른 모습으로 화려하게 재탄생한다.
감나무 잎으로 귀여운 구유를 만드는가 하면, 조가비로 부활 장식품을 만든다. 전지한 나뭇가지, 버려진 상자 하나도 모두 쓸 데가 있다.
손재주는 물론이고 아이디어가 넘쳐 나는 조 수녀는 환경 문제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촉구하고자 ‘지구 살리기’를 제작하게 됐다.
“짐볼은 훼손된 지구의 치유를 상징하고, 코르크 마개로 만든 195개의 사람 모양은 2015년 프랑스 파리기후변화협약 회원국 숫자를 의미하는 동시에 인류가 하나됨을 표현한 것입니다. 또한 작품에 붙인 수천 개의 한지 조각들은 지구 온도 상승을 막기 위한 인간의 끊임없는 노력을 나타냈고, 양 손 모양은 하느님이 은총과 자애의 손길로 우리를 품어 주시고 치유해 주심을 상징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