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코로나19 취약계층에 더 많은 온정과 기도를

입력일 2020-03-03 수정일 2020-03-03 발행일 2020-03-08 제 3185호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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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전국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고 있는 대구·경북 지역에 교회 각계각층의 온정의 손길이 잇따르고 있다고 한다. 사상 처음으로 모든 교구가 신자들과 함께 하는 미사를 전면 중단하는 사태에까지 이르고 말았지만 그리스도인들은 신앙의 힘으로 이를 극복하고 타인에게도 도움을 주고자 하는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질병이 창궐하면 가장 고통받는 사람들은 바로 사회적으로 소수이거나 빈곤한 이들이다. 소외된 계층이라는 이유로, 언어가 통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가난하다는 이유로 제대로 된 의료 복지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질병에 시달리며 그 고통을 고스란히 감수해야 하는 것이다.

대구대교구 가톨릭근로자회관이 지역 이주민과 난민들이 마스크와 소독제 등 기본적인 물품 부족에 시달리자 전국 이주사목 사제단에 이 사실을 호소했다고 한다. 그러자 각 교구청은 물론 수도회, 단체, 본당 등이 흔쾌히 나서 대량의 마스크와 소독제를 불과 사흘 만에 대거 보내왔다. 한국말이 서툴러서, 그리 넉넉하지 못한 형편이라 평소 병원조차 제대로 찾아가지 못하던 이주민과 난민들에게 전염병이 닥친다면 그야말로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모두 코로나19로부터 건강을 지키고 우리 사회의 당당한 일원으로 함께 하기를 기도한다.

하지만 밝은 곳만 있는 것은 아니다. 노인, 장애인, 저소득층 아동 등의 최후 복지 안전망이라 할 수 있는 무료급식소들이 감염 우려로 인해 운영을 중단하거나 축소 운영되고 있다고 한다. 어쩔 수 없는 이유이기는 하지만 대책 마련이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이다. 교회 구성원 모두가 작은 도움이라도 줄 수 없을지 고민하고 그들을 위해 기도하는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