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교구 수도회 영성을 찾아서] (7) 노틀담 수녀회 (중)

이주연 기자
입력일 2020-02-11 수정일 2020-02-11 발행일 2020-02-16 제 3182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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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께 영광, 마리아의 영예

가난한 아이에게 빵을 나누고 있는 창설자 힐리곤데 볼브링.

노틀담 수녀회(이하 수녀회) 회원들은 초창기에 아메스포르트 노틀담 수녀회로부터 전수받은 영성과 살아있는 전통, 회헌을 통해 ‘하느님의 좋으심에 대한 깊은 체험’인 성 줄리 비야르의 카리스마를 함께 나누고 있다.

수녀회의 카리스마는 하느님의 좋으심과 섭리적인 돌보심에 대한 하나의 깊은 체험이다. 이는 회원 개개인의 창조적 충실성과 자신을 온전히 맡기는 하느님께 대한 깊은 믿음을 통해 표현된다. 오로지 하느님을 향하며 모든 일에서 하느님을 찾음으로써 기쁨과 내적 자유를 체험하며 이를 나누고 증거하는 것이다.

이런 단순함과 하느님을 신뢰하는 정신은 수녀회 카리스마의 표현이다. 회원들은 이 정신을 생활화하며 수녀회 특성을 나타내 주는 사랑, 겸손, 순명의 덕으로 나아간다. 또한 항상 자신들을 감싸주고 있는 하느님의 부드러운 사랑에 민감하게 응답함으로써 성모 마리아와 같이 다른 사람들에게 그리스도를 전달해 주게 된다.

회원들은 그러한 정신으로, 만나는 이들에게 하느님의 좋으심과 섭리적인 돌보심을 체험하도록 도움을 주고 증거 하면서 예수 그리스도의 사명에 참여한다. 선교사 정신을 통해 시대의 필요성에 응답하고 하느님 연민에 찬 사랑으로 다양한 믿음과 문화를 가진 사람들, 무엇보다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과 함께한다. 특히 여러 형태의 교육, 교리교육과 다른 사도직에 헌신한다.

회원들은 고유의 십자가와 반지를 착용한다. 십자가는 ‘삼위일체의 사랑’과 노틀담 수녀회 정신의 특징이다. 회원들은 어떤 어려움과 시련이 다가와도 모든 것을 축복으로 받아들이고 하느님의 구원적 사랑과 섭리적 돌보심을 확신한다. 그래서 어떤 상황에서도 충실하고 기쁨에 찬 서원 생활은 만나는 이들에게 하느님의 구원적 사랑을 기억하도록 이끌어 준다.

종신 서원을 하면 각 회원에게는 ‘마리아를 통하여 예수님께로’(Toute à Jésus par Marie) 문구가 새겨진 반지가 주어진다. ‘예수님을 위해’라는 말은 기도와 사도직 활동 등 모든 생활을 그리스도 안에서 하느님의 좋으심에 대한 유일한 응답이 되도록 봉헌한다는 뜻이다.

아울러 ‘하느님께 영광, 마리아의 영예’(Dei gloria, Marie Honor)라는 수녀회 모토는 마리아 익냐시아 수녀에게서 받은 유산이다. 인장은 성녀 가타리나 라부레의 환시에 따라 만들어진 ‘기적의 메달’ 뒷면 모양을 본떠 만들었다. 독일 코스펠드에서 수녀회를 시작한 회원들이 ‘노틀담’이라는 성모 마리아 명칭을 지닌 수녀회 정체성을 마리아에게 고백한 것이다.

해바라기 꽃은 수녀회 회헌에 표현된 “우리의 생활은 오로지 하느님만을 향하게 하고 모든 일에서 하느님을 찾도록 힘씀으로써 우리로 하여금 기쁨과 내적인 자유를 맛보게 한다”(회헌3)는 의미를 대변한다. 줄리 비야르가 ‘나의 모든 일에 있어서 좋으신 하느님의 거룩하신 뜻만을 채우기를 원합니다’(서한 343)라고 밝혔듯, ‘오직 하느님만!’(Soli Deo)을 외치는 수녀회의 영성은 ‘해바라기 영성’으로 불리기도 한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