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웃 이야기

[우리 이웃 이야기] 수원가톨릭소년소녀합창단 지휘자 오선주씨

이주연 기자
입력일 2020-01-28 수정일 2020-01-28 발행일 2020-02-02 제 3180호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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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느님 노래 곳곳에 알리고 싶어요”
교회음악·클래식 모두 공부
창단 때부터 합창단 이끌어
단원들이 주님 사랑 느끼길 

오선주씨는 “하느님을 놓지 않고 묵상하면서 성음악에 임해야 한다”고 말한다.

지난 1월 2일 정자동주교좌성당에서 거행된 교구 신년미사의 봉헌 성가는 수원가톨릭소년소녀합창단 몫이었다. 성당 오른쪽 앞에 자리한 하얀 단복 차림의 소년 소녀들은 특유의 맑은 목소리로 ‘경사롭다’를 노래해 눈길을 끌었다.

2016년 7월 창단된 합창단은 지난해 12월 20일에도 크리스마스 성가로 꾸며진 ‘웰컴 크리스마스’로 제2회 정기연주회를 열어 교구민들의 호평을 끌어냈다.

교구 성음악위원회 소속 합창단으로 창단이 준비될 때부터 함께하며 지휘를 맡아온 오선주(루치아·39ㆍ제1대리구 진사리본당)씨. 그는 “합창단이 ‘참된 소리로 성가를 부르는 아이들’이라는 첫인상으로 사람들에게 다가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례음악을 무반주로 할 수 있는 합창단을 만들어야겠다’는 원대한 포부로 시작했습니다. 또 아이들로 인해 전례음악이, 성음악이 발전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었죠. 어른 신자들에게 ‘이런 음악이 성음악이다’고 알려드리고도 싶었습니다.”

햇수로 이제 5년 차에 접어든 신생 합창단이지만, 소리 색이 좋고 성가 부르기 좋은 소리로 다듬어진 것 같다는 게 그의 자평이다. ‘노래를 잘한다’는 것뿐만 아니라 ‘아이들이 하나 되어 부르는 모습이 좋다’는 평가에는 “노력한 과정이 조금씩 빛을 드러내는 것 같아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오씨는 교황청립 교회음악대학에서 합창 지휘 및 최고연주자 과정을 졸업하고 이탈리아 산타 체칠리아 국립음악원에서는 바로크 성악과와 최고연주자 과정을 수석으로 졸업했다. 이탈리아 브레샤의 루카 마렌치오 국립음악원에서 오페라과 학위도 취득했다. 교회음악과 정통 클래식 음악을 두루 공부한 셈이다.

그런 면에서 성음악에 대한 의견도 드러냈다. 그는 “성음악은 교회 전례에 중요한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성가도 노래니까 그냥 노래 부르면 되지’라는 의식은 적절치 못하다”며 “특히 성가를 가르치는 사람들과 부르는 사람들은 하느님을 놓지 않고 늘 묵상하면서 성음악에 임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합창단 정기 연주는 위령성월 전후 시기가 될 전망이다. 오씨는 “이번에는 ‘연도’를 아이들이 부를 수 있게 하나의 작품으로 만들 계획”이라고 했다.

“단원들이 합창단 활동을 통해 공동체 의식과 소속감을 느끼고 하느님의 사랑을 느끼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 따뜻한 느낌으로 어른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하느님을 계속 찾고 신앙의 끈을 이어가기를 바랍니다.”

“가짜 음악이 만연한 세상에서 자신을 진실하게 표현하고 이를 사람들에게 전하는 ‘진짜 음악을 하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는 오씨는 “또 신자 음악가로서 지금처럼 필요로 하는 곳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곳에 가서 하느님 노래를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