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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의 말씀 주일 기획] 올해 처음 맞는 ‘하느님의 말씀 주일’

이승훈 기자
입력일 2020-01-14 수정일 2020-01-15 발행일 2020-01-19 제 3179호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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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연중 제3주일인 1월 26일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해 ‘하느님의 말씀 주일’을 연중 제3주일에 지내기로 선포하고, 처음으로 맞이하는 ‘하느님의 말씀 주일’이다. 하느님의 말씀 주일 제정에는 어떤 의미가 담겼을까.

교황은 지난해 성 예로니모 사제학자 기념일인 9월 30일 자의교서 「그들의 마음을 여시어」를 발표, 교서를 통해 “하느님 백성에게 받아 온 수많은 요구에 응답하고자 한다”며 “연중 제3주일을 하느님 말씀의 거행과 성찰과 전파를 위해 봉헌하는 날로 선언한다”고 공포했다.

보편교회의 전례 안에서 특별히 성경을 기억하자는 가장 직접적인 요청은 2015년 가톨릭성서연합의 세계 각국의 대표들이 모인 정기총회를 통해 이뤄졌다. 2019년 대림 제1주일부터 2020년 9월 30일까지 ‘성경의 해’를 실시하자는 가톨릭성서연합의 건의는 그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하느님의 말씀 주일 선포로 이어졌다. 2020년은 예로니모 성인의 선종 1600주년이 되는 해로, 성인은 406년 성경을 대중(불가타) 라틴어로 번역한 대표적인 성서학자다.

총회에 참석한 전영준 신부(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장)는 “성경을 학문적으로 보는 시각이 강해지면서 성경을 무미건조하게 받아들이는 경향이 늘었다”면서 “(가톨릭성서연합의 건의에는) 신자들이 성경을 묵상하며 영적 보화를 길어 올리길 바라는 뜻이 담겼다”고 설명했다.

교황의 뜻 역시 같은 맥락이다. 교황은 2016년 자비의 특별희년을 폐막하면서 발표한 교서 「자비와 비참」을 통해 “주일 가운데 하루”를 정해서 “그 주일을 온전히 하느님 말씀에 바쳐 주님과 주님의 백성이 나누는 끊임없는 대화에서 샘솟는 마르지 않는 부요를 이해하게 해야 한다”고 제안한 바 있다. 교황은 「그들의 마음을 여시어」를 통해 “믿는 이들은 전례 거행 중에도 또 개인 기도와 성찰 가운데에서도 주님의 말씀을 언제나 주의 깊게 경청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한국교회는 이미 1985년부터 해마다 연중시기의 마지막 주간을 성서주간으로 지정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만큼, 하느님의 말씀 주일에 특별한 행사를 진행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주교회의 성서위원회 총무 박기석 신부는 “하느님의 말씀 주일에 한국교회 차원의 특별한 움직임은 없겠지만, 교황님의 말씀처럼 특별히 복음 선포를 강조하고 강론에 충실한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주교회의 성서위원회 위원장 김종수 주교의 제35회 성서주일 담화를 인용해 “신자들이 하느님의 말씀 주일을 통해 말씀 안에서 주님과 인격적인 관계를 맺길” 당부했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