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미혼모 지원, 인식전환부터

입력일 2020-01-07 수정일 2020-01-07 발행일 2020-01-12 제 3178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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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신문에는 미혼모와 미혼부의 편지가 실렸다. 가톨릭신문이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가톨릭평화방송·평화신문과 함께 2018년 11월 시작한 ‘미혼모에게 용기와 희망을’ 캠페인을 통해 지원받은 이들의 사연이다. 이들은 공통으로 캠페인 덕분에 자존감을 되찾고 희망을 얻게 됐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미혼모와 미혼부는 갖가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생명을 택하는 용기를 보여줬다. 앞으로의 삶이 더 험난해질 것을 알면서도, 가시밭길 위에 사랑과 생명의 가치가 있음을 믿고 묵묵히 걸어온 이들이다. 그만큼 생명을 중시하고 낙태를 죄로 간주하는 가톨릭교회는 그들을 위한 사목에 힘써야 한다. 「한국 천주교 사목 지침서」 제225조 3항에는 “교구와 수도회는 미혼모들을 보호하고 올바른 생활을 하도록 도와주는 시설이나 방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 또 교회가 미혼모와 미혼부를 제대로 돌봐왔는지 반성할 필요가 있다. 여성가족부가 밝히는 한부모가족복지시설 현황에 따르면 현재 미혼모자가족복지시설은 전국 63곳에 불과하다. 전국 미혼모 수가 2만4000여 명인 것을 감안하면, 정부의 도움은 아직 부족한 상황이다. 가톨릭교회가 운영하는 미혼모 지원시설이 전국 20여 개뿐이라는 점 또한 깊이 반성할 부분이다.

무엇보다 우리의 인식전환이 가장 절실하다. 생명을 택한 그들의 결단에 박수를 보내야 한다. 특히 이들에게 실질적 도움을 주기 위해 그리스도인들이 나서야 한다.

‘미혼모에게 용기와 희망을’ 캠페인은 미혼모·미혼부와 그 자녀에게 보다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자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그들이 지원받을 수 있도록 신자들의 꾸준한 관심을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