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수원교구 분당 야탑동본당, ‘선교 위한 자연보호활동’

민경화 기자
입력일 2020-01-07 수정일 2020-01-07 발행일 2020-01-12 제 3178호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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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위해 좋은 일하면 그게 바로 선교죠”
연 3회 13년째 실천 이어와

1월 5일 선교를 위한 자연보호 활동에 참여한 분당 야탑동본당 신자들이 활동에 앞서 설명을 듣고 있다.

1월 5일 주일미사가 끝난 뒤 제2대리구 분당 야탑동본당(주임 이종덕 신부) 신자들은 특별한 물건을 받기 위해 줄을 서 있었다. 물건을 받고 성당을 나서는 신자들의 손에는 검정 봉지와 집게가 들려있고, 어깨에는 ‘당신을 초대합니다’라고 적힌 띠도 둘렀다. 2020년 첫 ‘선교를 위한 자연보호 활동’을 펼쳤던 이날은 130여 명의 신자들이 성당에 모였다.

본당은 예비자 입교식 한주 전에 자연보호 활동을 한다. 1년에 세 번 100명에서 150명의 신자들이 9개의 지역에서 쓰레기 줍기를 진행한다. 본당은 2008년부터 선교에 앞서 지역사회에서 좋은 일을 실천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는 취지에서 이 활동을 시작했다. 올해로 13년이 된 자연보호 활동은 매번 100명이 넘는 신자들이 참여하며 하느님을 알리는 일에 동참하고 있다.

이날 취재에 동행한 2지역에서는 19명의 신자들이 참여했다. “잘 안 보이는 곳에 버린 담배꽁초도 놓치지 말고 꼼꼼히 주워주세요.” 2지역 조장의 말과 함께 신자들은 쓰레기 줍기를 시작했다. 담배꽁초와 과자봉지, 우유팩을 비롯해 버스정류장에 버려진 일회용 컵 등 곳곳에 버려진 쓰레기를 줍느라 신자들은 허리를 펼 새가 없었다.

노란 띠를 두르고 여럿이 함께 쓰레기를 줍는 모습을 본 사람들 몇몇은 말을 걸기도 한다. “성당에서 쓰레기를 줍기 위해 나왔다”는 신자의 말에 “수고하시네요”라는 말을 하고 돌아서거나 “어느 성당에서 왔냐”고 묻는 사람들도 있었다. 서로 얼굴을 볼 틈도 없이 쓰레기를 주은지 1시간여 가량. 가벼웠던 봉지는 쓰레기로 가득 찼고 신자들의 마음도 기쁨으로 가득했다.

이날 자연보호 활동에 함께한 박귀순(안나·72)씨는 “성당을 오가며 버려진 쓰레기를 보면 마음이 안 좋았는데, 1년에 몇 번이라도 지역을 위해 쓰레기 줍는 일을 할 수 있어서 좋다”며 “쓰레기를 줍는 게 선교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지도 모르겠지만 교회에서 좋은 일을 하는 것을 보고 한 분이라도 성당에 관심을 가질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분당 야탑동본당 주임 이종덕 신부는 “팸플릿을 나눠주는 선교활동도 좋지만 사람들이 천주교에서 좋은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눈으로 보고 느낄 수 있는 것도 좋은 선교의 방법이 아닐까 싶다”며 “그런 의미에서 쓰레기를 줍는 작은 실천이 선교에 도움이 된다는 믿음을 가지고 이 활동을 계속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