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

[성서 해설] 175.전도서 ① / 이정순 수녀

이정순 수녀ㆍ영원한 도움의 성모 수녀희
입력일 2020-01-07 수정일 2020-01-07 발행일 1987-12-13 제 1584호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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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직한 인간 칭송하는 격언담아

구약 지혜문학서중 가장 짧아
세상의 일을 여섯 체계로 전개
1, 책, 저자와 연대

전도서의 히브리원명은 코헬렛(설교를 위해 회중을 모으는 사람 혹은 모임의 지도자)이며 다섯 두루마리에 속한다. 『다윗의 아들로서 예루살렘왕이었던 설교자의 말』(1, 1)로 이 책은 저자를 현자중의 현자였던 솔로몬으로 내세우지만, 이는 단지 글의 권위를 높이고자 한 것 뿐이다. 전도서의 원저자는「스스로 깨쳐 민중에게 참된 인생길을 가르치며 금언을 짓고 진실된 말을 찾아 솔직하게 기록한 현자」. (12, 9~10)로 예루살렘에서 기원전 3~2세기경에 이 책을 집필한 것으로 여긴다.

2, 내용

구약의 지혜문학서 중 가장 짧은 전도서는 총 12장으로 세상에서 가장 헛된 일들을 여섯체계로 전개하고 사이사이에 격언과 속담을 짜넣고 있다.

①머리말(1, 2~11): 『모든 것이 헛되다』는 기본명제하에 사람도 자연도 항상같은 행동을 되풀이할뿐「하늘 아래」새로운 것이 전혀없단다.

②첫번째 전개(1, 12~3, 15): 지혜, 향락이 주는 행복, 재산과 세력, 재간부텨 수고해서 얻은 모든 것, 세상일에 대한 근심걱정조차도 변천과 더불어 사라지는 헛된 것이다.

『하늘 아래 벌어지는 무슨 일이나 다 때가 있다』는 유명한 문구로 모든 존재의 잠시성을 하느님의 질서 아래둔다. 하느님의 계획을 알수없는 인간은 수고한 보람으로 먹고 마시고 즐기는 일이 하느님이 주신 가장 좋은 일이라 가르친다.

③둘째 전개(3, 16~5, 19): 사회의 무질서와 압박 등 세상의 불공평도 수수께끼이다. 지혜의 상급으로 명예를 추구함도 바람잡는 것처럼 헛된 일, 사람은 삶의 번거로움에서 벗어나 하느님을 경의해야할 의무를 성심껏 수행할 일이다.

④셋째전개(6, 1~8, 8): 완전히 채워지지 않는 인간의 욕망, 모순투성이의 인생, 지혜화 어리석음을 대조한다. 또한 상식과 중용이 주는 상대적 선을 논하고 어질고 정직한 인간을 칭송하는 격언과 속담을 담고 있다.

⑤넷째전개(8, 9~15: 9, 13~10,15): 생의 목적이 결여되어 있고 덕을 소홀히 하는 세상, 마지막에는 선악에 대한 상벌을 받겠지만 현세는 반드시 즉각 인정받는다고 할 수 없으니 이 또한 하나의 슬픔의 원인이다.

⑥다섯째 전개(8, 16~9, 12: 10, 16~11, 6): 중용과 주도면밀함의 중요성에 새한 속담과 격언을 들며 사람이 장래의 일을 알 수 없으니 죽기전에 세상에서 즐길 수 있는 것을 소홀히 말라는 실질적 이상을 말한다.

넷째와 다섯째 전개는 다른 편집자가 손을 댄 인상을 주는 구절로 인해 장과 절의 순서가 흩어져 있다.

⑦여섯째 전개(11, 7~12, 8): 젊은이들에게 기쁨을 방해하고 중단하는 노령이 오기전에 하느님의 모든 선물을 기꺼이 받아들이라는 실질적 권고로 글전체를 말한다.

⑧후기(12, 9~14): 코헬렛의 제자였던 편집자가 설교자의 인물됨을 소개하고 그의 귀중한 가르침을『하느님 두려운줄 알아 그의 분부를 지키라』는 말로 요약한다.

언뜻 보기에 서로 모순되는 표현도 많고(4, 2와9, 4: 4, 5와 4, 6) 저자의 생각을 정정한 구절로 생각되는 것들(3, 17: 7, 18: 8, 5: 12, 12~14)과 그의 가르침에 덧붙여놓은 구절들은 이책이 그때그때 떠오른 사색의 단편과 각서들을 한데 모은 것임을 알려준다.

고통받는 의인 욥이 자기 운명에 도전하며 전통 사상에 이의를 제기했다면 설교자는 한 걸음 더 나아가 부와 장수와 향락이 과연 하느님의 호의를 입는다는 틀림없는 표지인가 묻는다.

이정순 수녀ㆍ영원한 도움의 성모 수녀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