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고통받는 이들과 함께하자

입력일 2019-12-30 수정일 2019-12-31 발행일 2020-01-05 제 3177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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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가 불타고 있다. 대학살이 일어나면서 무고한 민간인 수천 명도 희생되고 있다. 2012년부터 발발한 시리아 내전으로 많은 이들이 피란을 떠났다. 그러나 가난하고 힘이 없어 끝내 마을을 떠나지 못한 이들은 무차별 폭격을 피하지 못했다.

그나마 작은형제회 성지보호구의 구호활동이 절망의 늪에서 희망의 끈을 발견하게 한다. 프란치스코 성인의 영성을 따르는 이 수도자들은 전쟁으로 고통받는 이들을 돌보는데 앞장서고 있다. 시혜적인 자세가 아니라 고통받는 이들의 종이 되어 섬기는 자세로, 마치 예수님께서 그러셨듯이 피란민들의 다친 마음을 안아주고 있다.

연말연시를 보내며, 우리는 너무 우리 자신에게만 집중하지 않았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가장 위대하신 분께서 가장 낮고 가난한 곳에 임하시어 스스로 연약한 인간이 되신 뜻이 무엇인지, 또한 그분의 공생활 동안 곁에 두었던 사람들이 과연 어떤 이들이었는지 묵상해보자.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해 12월 25일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성탄 메시지 ‘우르비 엣 오르비’를 발표하면서 시리아뿐 아니라 중동과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유럽 등의 분쟁지역에 그리스도의 빛이 비춰지기를 기원했다. 이 빛은 그리스도인의 몫이다.

분쟁지역을 돕는 일은 국제 카리타스 등의 가톨릭 구호단체만의 일이 아니다. 우리도 끊임없이 기도하고, 작은 정성을 보내는 등 다양한 노력으로 연대할 수 있다. 이것이야 말로 그리스도인으로서 예수님을 따르는 하나의 방법이다. 올해는 가장 고통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시작이 될 수 있기를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