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프란치스코 교황, 성탄 메시지 ‘우르비 엣 오르비’ 발표

최용택 기자
입력일 2019-12-30 수정일 2019-12-31 발행일 2020-01-05 제 3177호 1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고통의 땅에 주님의 빛 비춰지길”

시리아와 콩고, 베네수엘라 등 기도로서 연대할 것 당부
영국성공회 웰비 대주교와 남수단 위한 특별 메시지 발표
성탄을 맞아 프란치스코 교황(사진)이 정치적·경제적 불안정과 분쟁으로 고통받고 있는 전 세계 여러 나라에 그리스도의 빛이 비추기를 기원했다.

교황은 지난해 12월 25일 로마 성 베드로 광장에 모인 5만5000명의 신자들을 향해 성탄 메시지 ‘우르비 엣 오르비’(Urbi et Orbi, 로마와 온 세계에)를 발표했다. 교황은 전 세계의 상황을 되돌아보며 특히 중동의 시리아, 남아메리카의 베네수엘라, 아프리카의 콩고, 유럽의 우크라이나를 위해 기도해 달라고 당부했다.

교황은 “하느님의 아드님은 춥고 어두운 한밤중에 흔들리는 작은 빛으로 이 세상에 오셨다”면서 “동정 마리아에게서 나온 이 아이는 하느님 말씀이 육화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류의 마음에는 어두움이 있지만, 그리스도의 빛은 갈라진 가족이나 경제적·지정학적·생태적 갈등으로 인한 고통보다는 훨씬 크다”고 덧붙였다.

교황은 “그리스도께서 중동을 비롯해 전 세계에서 전쟁과 갈등으로 고통받고 있는 수많은 아이들에게 빛을 비추시길 바란다”면서 시리아와 예루살렘, 이라크, 예멘, 레바논, 남아메리카 등지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을 위로했다. 이어 교황은 불의한 상황으로 어쩔 수 없이 고향을 떠나야 하는 난민들의 보호를 청했다. 교황은 “이들은 학대와 모든 종류의 노예화, 난민 수용소에서의 비인도적 대우 등 이루 말할 수 없는 형태의 처우로 고통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교황은 영국성공회 캔터베리대교구장 저스틴 웰비 대주교와 함께 남수단을 위한 특별 메시지도 발표했다. 교황과 웰비 대주교는 “남수단의 모든 국민들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기도한다”면서 “평화협정 실행을 위해 애쓰는 남수단 국민들에게 영적인 친밀함을 전한다”고 말했다. 이어 “평화의 왕자인 우리 주 그리스도께서 선익과 진실로 가는 여러분의 여정을 인도해, 남수단에 방문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교황의 성탄 담화 뒤,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는 그리스도의 탄생을 알리는 종이 울렸다. 성 베드로 대성당은 주님 성탄 대축일과 주님 부활 대축일,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에만 종탑의 종을 울린다.

최용택 기자 johncho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