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2020 한국교회 전망

주정아 기자
입력일 2019-12-23 수정일 2019-12-24 발행일 2020-01-01 제 3176호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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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인으로서 영성 강화하고 이 땅의 평화와 생명보호에 노력
서울대교구, 올 한 해 ‘복음의 기쁨 선포하는 본당 공동체’ 지향
한반도 평화 위해 밤 9시 주모경 바치며 민족 일치와 화해 기도
한국평협, 미디어 과의존에서 벗어나고 이웃에 감사·나눔 펼쳐

‘나는 누구인가?’, ‘나다움이란 무엇인가?’ 소비트렌드 연구자들은 2020년 새해에 대한민국 국민들이 이러한 질문에 보다 집중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물리적인 소비형 제품뿐 아니라 인물, 이벤트, 서비스 등 현대인의 일상 전반을 고려한 분석이라는 부분에서 일면 관심가질 만하다. 바꿔 말하건대 신앙생활 또한 다르지 않다. 새해에도 우리는 하느님의 사랑받는 자녀로서, 특히 온 세상에 구원의 기쁜 소식을 선포할 그리스도인으로서의 나를 새로 인식하고 보다 그리스도인답게 행동하는 한 해로 살아가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각 교구와 주요 기관단체 등에서는 ‘본당 공동체’를 구심점으로, 안에서부터 세상 밖으로, ‘복음화 되어 복음화 하는’(「평신도 그리스도인」 36항) 노력에 박차를 가한다.

■ 본당공동체 중심의 복음화

본당은 그리스도인들이 복음화 되고 또 복음화 하는 대표적인 공동체다. 또한 신자들 뿐 아니라 세상 이웃들과 더불어 사는 것이 본당 공동체를 중심으로 펼쳐나갈 주요 사목 방향이다.

서울대교구는 2020년 새해에는 ‘복음의 기쁨을 선포하는 본당 공동체’를 만드는데 전력을 기울여나갈 방침이다. 특히 공동체 안에서 하나 되고 사랑을 나누는 것을 넘어, 본당 구역 안에서 생활하는 모든 이들이 복음의 기쁨을 느끼며 살아갈 수 있도록 이웃 돌봄을 더욱 확대해나간다.

본당 공동체 중심으로 나아가기 위해 광주대교구는 사제단의 사목 교류 강화와 지구사목 활성화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또 평신도들이 각자의 역량과 지혜를 충만히 발휘할 수 있도록 자유롭고 열린 소통의 장을 마련해 공동체를 풍요롭게 할 계획이다.

대구대교구는 기본에 충실한 신앙생활로 복음의 기쁨이 충만한 본당 공동체를 만들어나가는데 힘쓸 다짐을 밝혔으며, 부산교구는 ‘신망애를 통한 본당 공동체의 영적 쇄신’의 마지막 여정으로 사랑의 해를 시작했다.

■ 내적 영성 강화

한국천주교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는 2020년 한 해 동안 ‘믿음과 사랑으로 새 희망을’을 모토로 삼아 활동한다. 우선 내적 영성 강화를 위해 미디어 과의존에서 벗어나고, 이웃에게 감사와 나눔을 펼치는 운동에 힘을 싣는다. 특히 전주교구는 2020년을 ‘교회 가르침의 해’로 정하고, 교리교육 강화를 통해 신앙을 더욱 쇄신하는 여정에 돌입했다.

춘천교구도 신앙의 기본으로 돌아가기 위해 ‘우리 신앙의 첫 마음은 어디에 바탕하고 있는가?’, ‘그 신앙이 공동체 안에서 어떻게 성장되어야 하는가?’, ‘우리의 신앙은 삶 속에 어떻게 표현되어야 하는가?’에 대해 답하는 시간을 갖는다.

지난해 ‘은총의 성모 마리아 기도학교’를 완공한 원주교구는 ‘기도의 해’를 보내고, 인천교구는 올해를 두 번째 성서의 해로 정해 교구민들의 일상이 성경을 읽고 그 말씀을 실천하고 선포하는데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다.

■ 생태 환경 수호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는 올해 ‘성장신화를 넘어 지속가능한 세상으로’ 나아가기 위해 관련 교육을 더욱 활발히 진행한다. 또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교회가 어떻게 할 수 있는가에 관한 지침’을 만들 수 있는 연구와 자료집 제작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리나라의 생태환경 수호라는 측면에서, 제주 지역에서 펼치는 활동은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이에 제주교구는 ‘생태영성에서 행동으로 나아가는 소공동체’를 기치로 환경단체와 연대해 활동하고, 친환경 설비를 갖추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등의 실천에 나선다.

안동교구민들도 지난해 교구 설정 50주년을 맞아 교구사명선언문을 통해 밝힌 “생명을 소중히 여기며 생태계 보전을 위하여 일회용품 사용을 자제한다”는 다짐을 적극 실천한다.

서울대교구 환경사목위원회는 ‘기후위기’에 대응해 지구의 온도를 더 이상 높이지 않는 활동을 실시한다. 2020년은 ‘파리기후변화협약’에 따른 온실가스 감축이 시작되는 해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해 한국 천주교 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도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생활양식을 선택하고 나아가 ‘모든 피조물을 돌보는 소명’ 등을 펼쳐나간다.

특히 2020년은 ‘지구의 날’ 선포 50주년의 해로서 더욱 주목할 만하다. ‘지구의 날’(4월 22일)은 지구 환경오염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자연보호자들이 제정한 지구 환경보호의 날이다.

■ 한반도 평화와 사회적 복음화를 위한 노력

한국전쟁 발발 70주년이 되는 올해, 전국의 모든 신자들은 평화를 촉진하는데 더욱 힘을 싣기 위해 매일 밤 9시 ‘한반도 평화를 위한 밤 9시 주모경 바치기 운동’을 시작했다. 이를 위해 주교회의와 전국 각 교구는 「매일미사」(매달)와 교구 주보(매주)를 통해 이 기도운동에 관해 안내하고, 이후에도 이 기도운동을 계속하도록 권고할 계획이다. 6월 25일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 오전 10시30분에는 각 교구별로 정한 장소에서 동시에 미사를 봉헌한다.

안중근(토마스) 의사의 서거 110주년을 맞아 각 교구별로 추모미사 봉헌과 관련 행사들도 진행할 계획이다.

지난해 교회 안팎을 뒤흔든 대표적인 사건은 기존 낙태죄가 헌법에 위배된다는 헌법재판소의 판결이었다. 헌법재판소는 불과 7년여 전에는 태아의 생명보호가 가장 중요하다면서 낙태죄가 합헌이라는 판결을 내렸었다. 이에 한국교회는 진정 생명을 수호할 수 있는 올바른 법의 제·개정을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난민은 누구인가?’를 주제로 주교회의 국내이주사목위원회가 주관해 여는 심포지엄도 주목할 만하다.

이밖에도 올해 대전교구는 세종시에 옮겨 짓는 새 교구청사를 완공하게 된다. 마산교구는 새 교구청 건립을 위한 특별담화를 발표, 기도운동과 건립기금 봉헌 등에 전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전주교구 치명자산 성지에 들어서는 세계 평화의 전당 또한 올해 12월 완공된다.

2020년 이태석 신부 선종 10주기를 맞아, 살레시오회 한국관구는 기일 미사 봉헌을 비롯해 다큐멘터리 제작, 전기 출간, 심포지엄 등 이 신부의 영성을 확산하는 다양한 사업을 진행한다. 부산 서구 톤즈문화공원에 세워진 이태석 기념관도 기일인 1월 14일 문을 연다.

특히 올해는 한국교회 군사목의 마르지 않는 샘물과 같은 후원 역할을 해온 군종후원회가 설립 50주년을 맞이하는 뜻깊은 해다. 이에 따라 한국 군종후원회는 6월 1일 서울 주교좌명동대성당에서 50주년 기념행사를 열 계획이다. 한편 2020년은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 설립 10주년, 한국카리타스인터내셔널 법인 설립 10주년, 국제 카리타스 대북지원사업 시작 25주년, 해외 선교사의 날 제정 10주년을 맞이하는 해이기도 하다. 마리아사업회(포콜라레 운동) 창설자 끼아라 루빅 탄생 100주년 기념의 해로 관련 행사와 출판 등도 진행된다.

주정아 기자 stell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