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수원교구 호계동본당, 지역 복음화 노력 ‘눈길’

민경화 기자
입력일 2019-12-23 수정일 2019-12-24 발행일 2020-01-01 제 3176호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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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서운 추위에도 선교 열정 품고 거리로 나섭니다
5월 선교전문팀 꾸려 활동 본격화
현수막 걸고 게시판 등에 홍보물 게재

호계동본당 주임 최영균 신부가 가두선교를 시작하기 전에 신자들과 기도를 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22일 주일미사가 끝나고 한산해진 호계동성당 로비에 대여섯 명의 신자들이 자리를 떠나지 않고 있었다. 점심시간이 훌쩍 지난 오후 2시, 남아있던 신자들이 차를 타고 호계3동 주민센터로 향했다. 이미 주민센터에 도착해있던 신자 30여 명과 합류하니, 푸른 천막 안이 꽉 찼다. 본당 주임 최영균 신부와 함께 기도를 마친 신자들은 각자 홍보 팸플릿과 ‘소중한 당신을 초대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밴드를 챙겨 흩어진다. 각자 담당 구역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일사천리다. 이날 배포해야 할 팸플릿은 350부. 호계동본당이 적힌 노란 띠를 둘러맨 신자들은 쉬지 않고 오가는 이들에게 팸플릿을 건넨다.

“저 교회 다녀요!”, “이런 거 안 받아요!” 날카로운 반응에도 팸플릿을 건네는 손을 멈추지 않는다.

한편에선 따뜻한 말도 오갔다. “추운데 고생하시네요”, “성당에 안 나간지 꽤 됐는데, 다음 주에는 한번 가봐야겠네요.” 날씨만큼 차가운 사람들의 반응에도 호계동본당 신자들의 얼굴에는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하느님의 가르침을 실천하고 있다는 기쁨이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녹였기 때문이다.

이날 가두선교에 참여한 박희경(베로니카·78)씨는 “안 받으려고 하는 분들을 보면 속상할 때도 있지만 한사람이라도 성당에 나올 수 있도록 힘을 보탤 수 있기에 가두 선교를 하고 나면 늘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호계동본당은 지난해 제2대리구에서 주최한 새가족 찾기 운동에서 선교우수본당으로 선정됐다. 지난해 5월 선교TF팀을 꾸려 체계적으로 선교활동에 나선 결과다. 주임 최영균 신부는 “2017년 12월 제가 부임했을 당시 본당 근처 재개발 공사가 시작되면서 신자들이 30% 정도 줄었다”며 “신자들이 단시간에 빠지다보니 본당에 활력이 사라지게 됐고, 어려운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은 것이 선교 TF 팀이었다”고 말했다.

선교TF팀의 핵심은 ‘지역 복음화’다. 관할 구역에 있는 아파트 엘리베이터와 게시판에 홍보 게시물을 붙이고 프란치스코 교황의 얼굴이 담긴 현수막도 아파트 전면에 걸었다. 전례분과와 협력해 매 미사 전에 새 가족 찾기 기도문도 바쳤다. ‘거룩한 믿음’이란 뜻의 ‘산타페’도 호계동본당만의 특별한 선교 방법이다. 세례를 받은 새 신자들을 1년간 밀착 관리하는 산타페는 입교식과 받아들이는 예식, 성지순례 등을 진행한다. 올해까지 총 4기가 운영되고 있다.

최 신부는 “외형적인 선교활동에 집중하는 것은 단순히 신자수를 늘리기 위한 것보다 다양한 활동을 통해 공동체의 활력을 찾고 정체성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며 “선교 관련 강좌와 일본 요코하마교구 신자들과 교류하는 프로그램도 기존 신자들의 신앙생활을 독려하는 목적으로 진행했다”고 말했다.

본당 신자들의 복음화 노력 덕분에 지난 21일에는 15명의 예비신자가 세례를 받고 하느님의 품에 들어왔다. 호계동본당 선교분과장인 정혜선(율리아나)씨는 “가두선교로 홍보한 한 자매님이 연락을 안 받으시다가 몇 달이 지나서 성당에 다니겠다고 전화를 주신 적이 있다”라며 “눈물 날 정도로 푸대접을 받을 때도 있지만 이 자매님처럼 소중한 한 분을 위해 선교를 계속 이어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