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교회

교황 사제수품 금경축… 영적 스승에게 저작물 헌정

입력일 2019-12-17 수정일 2019-12-17 발행일 2019-12-25 제 3175호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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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제품 받을 당시 도움 준
 피오리토 신부의 글 출판
“늘 경청하던 자애로운 분”
 그 외 기념행사 갖지 않아

바티칸 조폐국이 발간한 프란치스코 교황 사제수품 50주년 우표와 주화. CNS

【외신종합】 프란치스코 교황이 자신의 사제수품 50주년을 맞아 영적 스승에게 저작물을 헌정하는 출판 기념식을 열었다.

교황은 자신의 사제품 금경축일인 12월 13일 로마 예수회 총원에서 자신의 영적 스승인 미겔 앙헬 피오리토 신부의 다양한 글을 모은 「저작물」(Writings)을 헌정했다.

교황은 이 책의 서문을 쓰기도 했다. 교황은 서문에 “피오리토 신부의 글 출판으로, 오랫동안 그의 가르침으로 정신을 살찌웠던 우리가 위로받게 됐다”면서 “그의 글은 전체 교회에도 선익이 될 것”이라고 썼다.

피오리토 신부(1916~2005년)는 아르헨티나의 예수회원으로 대학교수와 영성가로서 이름을 날렸다. 교황은 신학생 시절 피오리토 신부를 처음 만났으며, 교황이 사제품을 준비할 때 그의 영적 스승이었다. 나중에 예수회 아르헨티나 관구장이 된 교황은 피오리토 신부가 예수회원 양성의 마지막 단계를 책임지도록 했다.

교황은 출판기념식에서 “피오리토 신부는 열정적으로 영신수련에 임했으며, 기도하며 시대의 징표를 식별하는 방법을 가르쳤다”고 평가했다. 이어 “예수회 영성을 가르치던 교수로서 그는 영적 자비란 식별의 방법을 가르치는 것임을 이해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또 교황은 “그에게는 나쁜 영성을 감지할 수 있는 특별한 코가 있었고, 그는 항상 나쁜 영성과 사탄, 악마, 유혹 등과 싸워왔다”면서 “그는 늘 대화하며 경청했고, 자애로운 아버지였으며, 참을 줄 아는 스승이자 단호한 조언자였다”고 덧붙였다.

교황은 화학을 공부하던 학생시절 백혈병을 앓고 죽어가던 한 사제로부터 고해성사를 받고 사제성소를 느꼈다. 1958년 예수회에 수련생으로 입회한 교황은 1969년 사제품을 받았다. 사제품을 받은 뒤 교황은 본당 사제와 신학교 교수, 영성 지도, 예수회 아르헨티나 관구장 등의 소임을 맡아왔다.

교황은 1992년 부에노스아이레스대교구 보좌주교, 1997년 부교구장을 거쳐 1998년 대교구장에 착좌했다. 2001년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그를 추기경에 서임했다.

교황은 사제품 50주년을 맞아 거처인 산타 마르타의 집에서 아침미사를 주례한 뒤 추기경단의 축하인사를 받았다. 교황은 출판 기념식 외에 특별한 행사 없이 사제품 금경축을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