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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관계, 선택에서 시작한다」 펴낸 현실치료 상담가 박은미씨

민경화 기자
입력일 2019-12-10 수정일 2019-12-10 발행일 2019-12-15 제 3174호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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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기반, 바로 소중한 사람들과의 관계에 있죠”
360쪽/1만5000원/돈보스코미디어
부부·부모 역할·청소년기 이해 등
가정에 대한 내용에서 시작해
좋은 관계 맺는 심리적 해법 담아

우리는 타인과 상호작용을 하며 상처를 받기도 기쁨을 느끼기도 한다. 인간의 가장 큰 행복은 결국 사람과의 관계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이다.

현실치료 상담가인 박은미(헬레나·서울 양천본당)씨는 “나와 가까운 사람들,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소중하게 가꾸어 가는 일을 최우선 순위로 두기, 그리고 좋은 관계를 맺기 위해 구체적으로 행동하기, 그것이 바로 행복의 기반이자 현실치료 상담의 요체”라고 말한다.

품 심리상담센터를 운영하며 많은 이들의 고민을 듣고 공감해온 박씨는 시대적 변화에 따라 현대인의 고민도 달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에는 다른 사람과 능력, 외모 등 외적인 모습을 비교하면서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는 고민이 많아지고 있다”며 “이는 물질중심적인 사회가 가속화되면서 생기는 폐해이며, 이런 사회에서 살아가기 위해 우리는 스스로 자존감을 높이는 훈련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박씨가 쓴 「좋은 관계, 선택에서 시작한다」는 자존감을 높이며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심리적 해법을 담은 책이다.

개인의 심리적인 문제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공동체는 가정이다. 따라서 저자는 책의 첫 번째 장에서 ‘부부·부모 역할의 중요성’을 짚는다. 박씨는 “청소년들을 상담해보면 성적에 이어 두 번째로 털어놓는 고민이 부모님의 관계다”며 “아이의 비행이 아이만의 문제라고 생각하지만, 상담을 통해 들여다보면 결국 부부 관계에 문제가 있어서 아이가 비행으로 이를 표출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부 관계는 두 사람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자녀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설명하기 위해 1장에서 그 내용을 다뤘다”고 말했다.

아울러 책은 ‘청소년기의 이해와 청소년 문제’에 이어 3장에서 ‘선택과 책임의 힘’에 대해 언급한다.

여기서는 현실치료 상담 기법의 창시자인 윌리엄 글라써의 말을 빌려 ‘자신의 문제를 타인이나 과거의 경험에 돌리는 사람보다 스스로의 행동에 책임을 지는 사람이 더 높은 수준의 정신 건강 상태에 있다’고 설명한다.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지는 훈련은 ‘W-D-E-P’ 네 단계로 가능하다. 상대방과의 관계에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탐색하고(Want), 지금 하고 있는 행동이 무엇인지 살피고(Doing), 그 행동에 대해 스스로 평가한다(Evaluating). 끝으로 평가결과에 따른 행동계획을 세우는 것(Planning)이다.

박씨는 “인간은 관계로 인해 얻어지는 욕구충족에서 가장 큰 기쁨을 느낀다”며 “거창한 계획이 아니더라도 매일 세운 계획을 실천하면서 얻어지는 성취감은 나의 삶이 달라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좋은 행동을 ‘선택’하는 것도 중요한 작업이라고 덧붙인다. 박씨는 “나의 욕구를 충족하되 다른 사람의 욕구를 방해하지 않으며 서로의 관계 증진에 도움이 되는 행동을 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관계 개선에 중요한 요소”라고 덧붙였다.

심리상담은 아프고 힘든 사람의 마음을 공감하고 치유하는 작업이다. 그런 의미에서 ‘가장 좋은 상담가는 예수님’이라고 박씨는 설명했다.

“예수님은 그를 사랑하고 존경하던 사람들뿐 아니라 그를 싫어하고 모함한 사람들과도 관계를 맺어야 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움 없이 모두를 연민과 공감으로 품어주셨죠. 나의 관점만 옳은 것이 아니며 상대의 관점과 감정 역시 소중하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신 예수님이야말로 가장 좋은 상담가가 아닌가 싶습니다. 좋은 관계를 맺는 것은 어렵지 않아요. 자신과 너무나 다른 사람을 만났을 때 예수님의 연민과 공감의 태도를 생각하며 실천하는 것을 잊지마세요.”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