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웃 이야기

[우리 이웃 이야기] 교구 체나콜로 봉사회 정진숙 회장

민경화 기자
입력일 2019-12-10 수정일 2019-12-11 발행일 2019-12-15 제 3174호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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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모님께 의탁하는 삶 살고 있어요”
2000여 년 전 다락방 기도가 현재의 기도모임으로 이어져
통일·가정성화 등 위해 기도

체나콜로 봉사회 정진숙 회장은 “더욱 많은 신자들이 함께 모여 기도하길 바란다”고 말한다.

2000여 년 전 사도들은 성모 마리아와 함께 다락방에 모여 간절한 기도를 바쳤고, 그 의미를 되새기기 위한 기도 운동이 ‘마리아 사제운동 체나콜로’라는 이름으로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1977년 부산교구를 시작으로 전국으로 확산돼 사제들과 수도자들을 위해, 남북한 평화통일과 각 가정의 성화를 위해 기도한다.

교구 체나콜로 봉사회 회장 정진숙(마리도미니카·59·제1대리구 성복동본당)씨는 “마리아 사제운동은 성모의 티 없는 성심에 자신을 봉헌하고, 성모에게 의탁하는 삶으로 그 봉헌을 생활로 실천하도록 초대하는 기도운동”이라고 소개했다.

성모의 티 없는 성심께 자신을 봉헌하는 삶을 선택할 수 있었던 이유는 정씨의 어릴 때 기억에서 비롯됐다.

“저는 대전에 있는 성모초등학교를 졸업했어요. 당시에 신자는 아니었지만 어렸을 때부터 성모님에 대해 배우고 기도하곤 했죠. 학교에 왕관을 쓰고 아기를 품에 안고 있는 성모상이 있는데, 어린마음이었지만 저를 안아주고 돌봐주시는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성모님에 대한 따뜻한 이미지가 성인이 될 때까지 잊히지 않았고, 제 신앙을 이끌어주는 원동력이 됐습니다.”

정씨가 체나콜로를 만나게 된 인연도 특별하다. 25여 년 전, 한 신자가 건넨 책 한 권 덕분이다.

“잘 알고 지낸 자매님이 어느 날 제게 책 한 권을 쥐어 주시더라고요. 스테파노 곱비 신부님이 1973년 7월부터 1997년 12월까지 받은 604개의 메시지를 담은 「성모님께서 지극히 사랑하시는 아들 사제들에게」책이었어요. 그 자매님이 기도를 하시는데 한 권 있는 그 책을 저에게 주라는 목소리를 들으셨다고 하셨어요. 두껍고 무거운 책이었지만 책을 받아 든 순간 귀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렇게 체나콜로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2018년 3월, 교구 마리아 사제운동 체나콜로 봉사회가 인준된 이후 정씨는 회장직을 맡아 봉사회를 이 끌고 있다.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에 교구청에 모여 묵주기도, 성모님께 바치는 봉헌기도를 드린다. 짧은 시간이지만 하느님과 성모님의 은총을 기억하며 기도를 바친다는 정씨는 체나콜로 활동 이후 삶에도 변화가 생겼다고 전했다.

정씨는 “체나콜로는 기도와 성사생활을 강조하고, 참회와 보속을 통해 자신을 성화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한다”며 “기도를 시작한 이후 하느님을 바라보기 위해 노력할 뿐 아니라 가족들과의 관계에서도 인내와 겸손을 실천해야 한다는 마음이 생겼다”고 밝혔다.

예수님이 승천한 뒤 다락방에 모인 사도들과 성모님이 성령 강림을 기다리며 했던 간절한 기도. 마리아 사제운동 체나콜로를 통해 그 의미를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정씨는 “더욱 많은 신자들이 함께 모여 기도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