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교회

필리핀교회 2000여 곳에서 박해 받는 그리스도인 위해 ‘붉은 수요일’ 기념

UCAN 제공
입력일 2019-12-03 수정일 2019-12-03 발행일 2019-12-08 제 3173호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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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빛은 종교 박해 상징
공식 캠페인으로 기념 예정

11월 27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붉은 수요일 행사로 마닐라대교구 주교좌성당이 붉은 빛으로 물들어 있다.

세계에서 박해로 고통받는 그리스도인에게 종교 자유를 요청하는 ‘붉은 수요일’ 행사가 필리핀 전역에서 벌어졌다.

지난 11월 27일 필리핀의 주요 건물과 교회 2000여 곳이 전 세계적으로 벌어지는 종교박해를 상징하는 붉은 빛으로 물들었다. 정부 정책을 비판해 내란선동 혐의로 고소된 칼루칸교구장 파블로 비르길리오 다비드 주교는 이날 마닐라대성당에서 열린 붉은 수요일 기념 미사에서 “순교란 신앙을 위한 삶”이라면서, “그리스도인이라면 박해하는 이들을 용서해 달라”고 요청했다.

붉은 수요일은 교황청재단 고통받는 교회돕기(Aid to the Church in Need, 이하 ACN) 및 세계그리스도인연대(Christian Solidarity Worldwide)가 후원하는 캠페인이다.

ACN 필리핀지부장 조나단 루시아노는 필리핀주교회의에 공식 신청을 했다면서 “필리핀교회는 곧 공식적으로 ‘붉은 수요일’ 캠페인을 기념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교회의의 승인이 나면, 내년부터 붉은 수요일은 온 누리의 임금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 왕 대축일 다음 수요일에 교회의 공식 행사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루시아노 지부장은 필리핀 주교들도 박해를 경험한다면서, 선동 혐의로 고소된 다비드 주교를 예로 들었다. 또한, 링가옌-다구판대교구장 소크라테스 빌레가스 대주교, 쿠바오교구장 오네스토 옹티오코 주교, 노발리체스교구장에서 은퇴한 테오도로 바카니 주교도 같은 혐의로 고소됐다.

올해 초 ACN이 발표한 ‘종교자유보고서 2018’에 따르면, 세계에서 약 3억 명의 그리스도인이 신앙을 실천할 기회도 박탈당한 채 폭력적인 박해와 차별의 환경에서 살아간다.

필리핀에서는 이슬람국가(IS)와 연관된 극단주의자들이 2016년 남부의 마라위를 공격해 교회 및 가구들을 파괴했다. 올해 초에는 필리핀 남부 술루주의 한 성당이 미사 도중 폭격을 받아 최소 20명이 죽고 80명이 다쳤다.

ACN는 성명을 발표해 “붉은 수요일을 통해 그리스도인이 다른 종교인보다 더 심한 박해를 받고, 박해받는 수도 점점 더 늘고 있다는 사실을 사람들이 인식하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UCAN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