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웃 이야기

[우리 이웃 이야기] 대건청소년자원봉사단 우수 지도자상 받은 이주현씨

이주연 기자
입력일 2019-12-03 수정일 2019-12-03 발행일 2019-12-08 제 3173호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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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성장하려면 지지·격려 필요”
4년 전 세례 받고 본당 활동
청소년 이끌며 신앙도 깊어져
“교회 미래 위해 투자·배려 중요”

이주현씨는 “청소년들이 청년으로 성장해 교회의 허리가 되는 과정이 자연스레 이어지기 위해서는 교회 어른들의 장기적인 투자와 배려가 필요한 것 같다”고 말한다.

지난 2016년부터 제1대리구 서천동본당 중고등부 동아리 ‘단비’ 지도자로 활동하고 있는 이주현(헬레나·36·제1대리구 서천동본당)씨는 ‘단비’ 얘기를 할 때면 안색이 환해지며 눈이 반짝반짝 빛났다. 학생들을 ‘친구들’이라 부르는 그에게서는 천상 ‘성당 언니’와 ‘성당 누나’ 분위기가 풍겼다.

이씨는 지난 11월 16일 교구 (재)대건청소년회가 주최한 ‘대건청소년자원봉사단 어울마당’에서 우수 지도자상을 받았다.

“올해부터 어르신 복지시설에서 매달 시행한 재능봉사 미술 활동 프로그램이 좋은 인상을 남긴 것 같다”고 수상에 대해 자평한 이씨는 “앞으로 더 열심히 하라는 격려의 의미로 주신 것으로 여기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친구 가족의 권유로 4년 전 영세한 이씨는 세례 즈음부터 본당 청소년들과 인연을 맺었다. 이후 중고등부 학생들과 함께하는 새로운 시간 속에서 이씨는 ‘가르치며 배운다’는 말처럼 자신의 신앙적 깊이도 깊게 더할 수 있었다.

아이들과 공감대를 넓히고 친해지려 피아노·드럼 학원을 찾기도 했다는 이씨. 그런 노력이 한해 두 해 쌓여갔고, 이제는 중1 때 만난 학생들이 고등학생이 되어 서로 마음을 열고 많은 것을 함께하는 사이가 됐다.

이씨는 청소년들이 듣기 거북해하는 말은 최대한 아낀다고 했다.

“그저 들어주려고 합니다. 아이들은 ‘한번 해봐’, ‘너를 믿어’ 같은 말을 듣고 싶어 하는데 기성세대들은 듣기보다 먼저 자신의 의견을 앞세울 수 있으니까요.”

일명 ‘꼰대’가 되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는 이씨는 아울러 다소 모자라고 미흡해도 아이들이 주체적으로 일을 계획하고 추진할 수 있도록 모든 면을 의논한다.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도, 행사가 끝난 후에도 묻고 답하는 과정을 거친다.

지도자로서의 보람은 아이들에게서 무언가 변화를 발견할 때다. “핵가족화로 집안에서 할머니 할아버지를 자주 접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봉사 활동을 하며 처음에는 어르신들에게 어떻게 다가갈지 몰라 난처해하다가, 이제는 각자 짝꿍 어르신을 만들 정도로 스스럼없고 친밀해진 모습을 봅니다. 어르신들도 아이들을 기다리시게 됐습니다.”

이씨는 “청소년들이 청년으로 성장해 교회의 든든한 허리가 되는 과정이 자연스레 이어지기 위해서는 교회 어른들의 장기적인 투자와 배려가 필요한 것 같다”고 했다.

“미래 일꾼을 키운다는 태도로 믿고 기다려주며 더 많은 지지와 격려를 보내주시면 좋겠습니다. 그 투자가 지금 당장 눈에 띄는 변화로 나타나지는 않을지라도, 분명 좋은 결실로 교회에 돌아올 것입니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