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

[성서해설] 164. 바룩서 / 이정순 수녀

이정순 수녀ㆍ영원한 도움의 성모수녀회
입력일 2019-11-28 수정일 2019-11-28 발행일 1987-09-13 제 1571호 3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저자ㆍ집필연대 엇갈려
기도ㆍ시ㆍ편지형식으로 서술돼 있어
우상숭배 배척 위한 풍자물 삽입돼
1,경전에서의 위치

70인역은 예루살렘 함락 전후의 사건들에 관한 단편들로 구성된 바룩서를 예레미야서 다음, 애가와 예레미야의 편지앞에 놓고이다. 반면에 불가타성서는 바룩서 6장에 예레미야의 편지를 포함시키고 예레미야서, 애가, 바룩서 순서를 달리한다. 초대교부들은 바룩서를 예레미야서의 부록으로 간주하였다. 오늘날 남아있는 것은 그리이스어 사본뿐이나 대다수의 학자들은 바룩서 원본의 일부, 즉 산문체와 지혜시는 분명히 히브리어로 쓰여졌을 것이라고 한다.

2, 자자와 집필연대

이책은 머리말에서 저자를 예레미야의 예언을 기록한 바룩과 동일한 사람으로 소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예레미야서(36장)를 참고해보면 기원전 600년경 예레미야의 예언 두질은 받아쓴 바룩이 바로 이 책의 저자라고 인정하는데에 몇가지 의문을 불러 일으킨다.

저자가 예레미야의 비서 바룩이라면 그는 예루살렘 함락후에도 여전히 예레미야와 함께 있어야 하는데(예레43,5) 그가 바빌론에서 이 글을 썼다는 것(1,1)과 일치하지 않는다. 대사제 여호야킴(1,7)의 신원도 역사적으로 밝혀지지 않고 있으며, 나보니 두스의 아들 벨사살에 관하여도 다니5,1에서와 같이 느브가네살의 아들로 잘못 기록하고 있다(1,11). 바룩이 되돌려 보냈다는 성전기물(1,8~9)에 대해 역사서들은 전혀 언급이 없다. 기도문 자체에서도 모순이 있다. 글 머리말에는 성전에서 아직도 제사가 거행되는 인상을 주는데 (1,10~14) 뒤에는 성전이 파괴된 이야기로 이어진다(2,26).

이와같은 고찰은 결국 이책의 저자는 예레미야와 함께 활동했던 바룩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리게 한다. 여러개의 단편들을 한데 모아 바룩의 이름을 부쳤거나 여럿이 편집했다는 설도 있다.

집필연대는 기원전 164년으로 추정한다. 통일성이 결어된 내용의 여러요소(1,15~20:2,1~3 ㆍ 7~14 ㆍ 16~19)가 다니 9,7~11ㆍ18과 유사한 점에서 다니엘서와 같은 시기에 쓰여졌다고 본다.

3,내용

1) 1,1~3,8: 바룩서가 쓰여진 배경과 포로된 자들의 기도. 바빌론으로 잡혀간 유다인들은 돈과 책을 예루살렘에 보내며 그 책을 매 축제일에 읽도록 청한다.

성전 파괴는 그들의 죄탓이라 고백하며 자비를 구하는 기도를 권한다. 참회기도중2,23은 예리미야의 문체를 연상시키기도 하지만 (예레7,34) 기도 전문은 다니9,4~19와 더욱 유사하다.

2) 3,9~4,4: 지혜시. 지혜는 좋은 일의 원천이다. 인간의 노력만으로 얻을 수 없는 지혜는 하느님만이 하사할 수 있는데 하느님은 이스라엘을 선택하시고 율법을 통하여 이를 주었다. 그러므로 당면한 어려움은 지혜와 동일한 율법을 지킴으로써 극복되리라 한다. 운문체의 이 부분을 집회 1,1~20:24, 1~32:잠언8,1~36: 욥28장과 비슷한 분위기를 풍긴다.

3) 4,5~ 5,9: 자유와 귀환에 대한 예언. 곧 유배가 끝나 자유의 날이 오면 기적적으로 귀환하게 된다는 2개의 예언(4,5~29:4,30~5,9)이다. 예루살렘을 의인화하여 자식들 때문에 상심하는 어머니로 그리며 자식들이 돌아 오리라는 예고는 제2,3 이사야와 예레미야를 방불케 한다.

4) 6,1~72: 예리미야의 편지

5장까지의 내용과는 다른 산문체의 이편지는 독립된 것으로 바룩서에 삽입된 작품이다. 예레미야가 유대인들이게 597년에 보낸 편지를 모델로한 듯한(예레29,1~2) 6장은 예로니모가 「가명을 슨 금석연구」라고 지적한 바와 같이 셀류코스왕조 치세에 만연했더 우상숭배를 배척하기위한 기록으로 이사44, 9~20과 예레 10,1~16에서 영감받은 풍자물이다.

4, 가르침

하느님은 이스라엘의 운명을 쥐신 분, 정의와 권세와 지혜의 원천이며 자비로운 분이지만 그의 백성은 죄를 범하여 고통을 자초했다. 그러므로 그들의 고통은 회개로써 사라질 것이라고 가르친다.

저자는 이사야, 다니엘, 유딧과 에스델등에서 얼마든지 볼 수 있는 이야기를 통하여 어려움중에 있는 유다인들이 현실을 직시하게 한다. 귀환(538년)은 하느님의 약속이 회복된 것이 아니었음을 꿰뚫어 본저자는 세상 끝날에 올 새 예루살렘에 대해 일깨우며 (4,30~5,9) 자기시대의 상황을 과거에 비추어 깨닫기를 거듭 반복한다.

이정순 수녀ㆍ영원한 도움의 성모수녀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