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미하게라도 볼 수 있다면 그 빛을 잃지 않게 지켜드려야죠” 하느님께 기도하며 마음의 평화 얻은 체험 30년 신앙의 빛으로 사제·수도자 라식수술 20년간 50여 명 지원 좋은 일에 보탬되고 싶어
■ 하느님의 가르침을 따라 빛을 향한 길을 찾다
눈은 세상을 보는 창이자, 마음을 볼 수 있는 통로다. 우리 삶의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눈을 치료하는 안과의사로서의 사명감을 묻자 박 원장은 “하느님이 주신 것을 망가지지 않도록 지켜주는 것이 저의 일”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20년 전부터는 의미 있는 선행도 실천하고 있다. 신부님과 수녀님에게 라식수술을 해드리는 것이다. “2000년에 우연히 저희 병원에 오신 신부님의 라식수술을 해드린 적이 있어요. 신부님의 돈을 받았는데, 찜찜한 마음이 몇 달간 계속되더군요. 그래서 3달 뒤 신부님이 계신 곳을 수소문해 수술비를 돌려드렸어요. 그러고 나니 마음이 한결 편안해지더라고요.” 20년간 50여 명. 박 원장의 배려 덕분에 신부님과 수녀님들이 보다 나은 환경에서 사목과 전교활동을 할 수 있게 됐다. 박 원장은 “좋은 일을 하시는 분들에게 제 능력으로 해드릴 수 있는 게 라식수술이었다”며 “신부님들에게는 무료로, 수녀님들에게는 아주 저렴한 가격으로 라식수술을 해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박 원장은 “사람은 한번 시력을 잃으면 빛을 영원히 볼 수 없게 된다”며 “하지만 작은 빛을 인지할 수 있다면 최선을 다해 그 빛을 잃지 않도록 도와주는 것이 안과의사의 일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각자의 삶에서 빛을 찾는 과정에 제가 조금이라고 보탬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며 자부심을 가지고 이 일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박 원장은 눈 건강을 해치지 않는 의술 개발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저희 병원은 백내장 수술을 하지 않고 있어요. 지금의 기술로는 눈의 조절근이나 주변조직들을 지키면서 진행하기 어렵기 때문이죠. 그래서 2007년부터 눈 건강을 지키면서 할 수 있는 백내장 수술방법을 연구했고, 특허를 내고 내년 임상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 예수님의 탄생을 기다리며 작은 빛을 모아 큰 빛으로 의사를 꿈꿨던 한 청년은 빛을 체험했고, 그 빛은 30년간 꺼지지 않고 신앙의 길을 밝혔다. 그리고 그 빛은 타인에게로 전해져 더 큰 빛으로 세상을 밝히고 있다. 마음의 평화를 지켜주길 바랐던 이 다짐은 환자의 마음을 쓰다듬는 한 마디를 만들고, 신부님과 수녀님에게 나눔을 실천할 수 있는 용기를 북돋웠다. “제가 30여 년 전 경험한 신비한 현상이 하느님을 만난 거라고 확신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 때 제게 전해진 가르침은 모든 사람들의 마음의 평화를 위해 살아야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제 그 목표는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향하고 있다. 그는 “북한 주민들이 마음껏 하느님을 믿을 수 있도록 제가 죽기 전에 북녘 땅에 성당을 여럿 짓는 것이 마지막 꿈”이라고 말했다. 대림 시기를 어떻게 보내왔는지 묻자, 박 원장은 이렇게 답했다. “오랜 시간 힘든 시간을 버틴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임하신 것처럼 하느님은 마음이 깨끗한 사람, 자신의 전부를 바친 사람들에게 나타나시는 분입니다. 특정한 장소가 아닌 마음이 선한 사람 앞에 나타나시는 것이죠. 저는 하느님이 성당에만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어디든지 계시며 우리는 그분을 볼 준비를 늘 해야 합니다.” 박 원장의 말처럼 하느님은 어디에서나 우리와 함께하고 있다. 다양한 모습으로 우리 앞에 나타나는 하느님을 발견하기 위해서 우리는 신앙적으로 준비돼 있어야 한다. 어떻게 준비할지는 각자의 몫이다. 하느님이 우리에게 가르쳐주신 말씀을 묵상하고 실천하며 대림 시기를 보낸다면 지금보다 밝은 빛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민경화 기자 mk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