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마당

[독자마당] 촛불

김 사도 요한(재속 프란치스코회)
입력일 2019-11-26 수정일 2019-11-26 발행일 2019-12-01 제 3172호 22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한창 왕성한 연구와 저술, 강연을 할 연세에 세상을 뜨신 차동엽 신부님…. 여러 어려움이 많이 있었을 텐데 교회를 위해 충실히 일해 오신 그분의 희생에 감사하는 마음을 담아 시를 한 수 적어보았습니다.

촛불 하나가 얼마나 밝은지!

어둠 속에 갇혀본 사람은 알리라

촛불의 따뜻함을

그런데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으니

심지가 굽고

얼굴 검은

차동엽 신부가 보인다

신학생 시절 전부터 병약한 그

그러한 몸에도 사제가 되었고

교회를 밝히고 데웠던

신자들의 위로

그의 뜨거움

적지 않은 세월

교회 안에 어둠 추위가 있었음을 모르고 지냈던

그 촛불이 꺼지고

어디서 또 하나의 촛불이 올까?

그 누가 우리 곁에 찾아올까?

당분간은 빈 공간

노래 한 구절이 떠오르는

따뜻한 공간과도 이별이에요

따뜻한 시간과도 이별이에요

그는 우리를 떠나갔다

여전히 따뜻하고 밝은 공간을 만들어놓고.

김 사도 요한(재속 프란치스코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