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대전 대동본당, ‘은인’ 전민동본당 초청 미사

윤선경 명예기자
입력일 2019-11-12 수정일 2019-11-12 발행일 2019-11-17 제 3170호 6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새 성당 건립으로 맺은 인연… 주님 안에 우린 한가족입니다
성당 건립 어려움 겪던 중 전민동본당에 큰 도움 받아

11월 10일 대동본당을 방문한 전민동본당 주임 박진용 신부(가운데 두 사제 중 왼쪽)와 ‘꿈’ 성가대가 대동본당 주임 김선태 신부 등과 함께 새 성당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지난 8월 새 성당 입당식을 가진 대전 대동본당(주임 김선태 신부)은 11월 10일 특별한 손님을 맞았다. 대전 전민동본당(주임 박진용 신부) 교우들이 새 성당 봉헌을 축하하러 방문한 것이다. 전민동본당은 대동본당 새 성당 건립에 가장 큰 힘을 보탠 은인들이다.

두 본당의 특별한 인연은 이렇게 시작됐다. 2016년 1월 김선태 신부가 대동본당 주임으로 부임했을 때, 지은 지 50년이 된 성당은 빗물이 샐 정도로 환경이 열악했다.

성당을 재건립하기로 했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았다. 대전역 인근에 있는 대동은 한국전쟁 이후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이 많이 모여 살던 곳이다. 교우들이 땀 흘려 만든 간장, 된장, 곰탕을 팔러 제주에서 천안까지 다니며 노력했지만 성당을 완공하기에는 힘든 여건이었다. 2018년 4월, 김 신부는 성당 건립 기금 마련을 위해 친정과 같은 전민동본당을 찾아갔다. 김 신부는 전민동본당에서 배출한 첫 사제다.

대동본당 육인수(발렌티노·55) 사목회장은 그날을 떠올리며 “반갑게 맞이해주는 모습이 마치 가족 같았다”며 “너무 많이 도와주셔서 감동했다”고 말했다. 김 신부도 “성금을 집계했더니 8500만 원이었다”며 말을 이어갔다. “그리고 며칠간 교우들이 찾아왔어요, 도움을 주겠다며. 성금은 1억 원을 훌쩍 넘어섰죠.”

공사를 마무리하고 새 성당 입당식을 마친 김 신부는 초대로 고마움을 표시하고 싶었고, 전민동본당은 기꺼이 이를 받아들였다. 마침 전민동본당 주임 박진용 신부는 어린 시절을 대동본당에서 보냈고, 그곳에서 신학교에 입학했다. 박 신부는 대동본당의 새 성당 건립은 기적 같은 일이라며, “넘쳐서 나누기보다 부족해도 나눌 줄 아는 사랑의 확산”을 제안했다.

“언제나 저희와 함께하시는 주님… 저희 손이 하는 일에 힘을 주시어~”

초청에 대한 답례로 전민동본당 ‘꿈’ 성가대는 ‘대동본당 성전건립 기도’를 축하곡으로 불렀다. 이 곡을 만든 꿈 성가대 정원찬(그레고리오) 지휘자는 “대동본당 성전건립 기도문을 가사로 작은 물방울 하나하나가 모여 흘러가는 모습으로 성당 건립을 표현했다”고 밝혔다.

대동본당은 대전 동부에, 전민동본당은 대전 북부에 위치한다. 떨어진 거리의 두 본당이 사랑으로 이어져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 큰일을 이루어냈다.

윤선경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