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

인천교구 ‘평화의 시선’ 월례 특강

김현정 기자
입력일 2019-11-12 수정일 2019-11-12 발행일 2019-11-17 제 3170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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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을 통해 우리 시대 혐오 문화 성찰
정평위·노동·환경사목위 ‘난민과 혐오…’ 주제로
“지식 넘어 마음으로 다가서는 감수성 필요”

11월 6일 인천교구 노동자센터에서 열린 ‘난민과 혐오의 도미노’ 특강에서 ‘아시아평화를 향한 이주’ 김영아 대표가 강의하고 있다.

“여러분이 살고 있는 동네에 난민촌이 생긴다면?”

11월 6일 오후 7시30분 인천 십정동 인천교구 노동자센터에서 열린 특강 ‘난민과 혐오의 도미노’는 쉽게 답하기 힘든 질문과 함께 시작됐다.

인천교구 노동사목위원회와 정의평화위원회, 환경사목위원회가 공동주최하는 월례미사와 특강 ‘평화의 시선’ 프로그램으로 진행된 이날 강의의 강사는 ‘아시아평화를 향한 이주’(Migration to Asia Peace, MAP) 김영아(마리아) 대표였다.

김 대표는 수능시험을 치른 후, 우연히 서점에서 난민 행렬 사진을 표지에 실은 책을 보고, ‘이 사람들을 위해 일해야겠다’고 결심한 자신의 얘기로 강의를 시작했다.

막연히 난민은 외국에나 존재한다고 생각했던 김 대표는 우연히 서울에 있는 미얀마와 콩고 난민을 만나고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이후 시민단체 활동을 거쳐 2015년 ‘아시아평화를 향한 이주’를 결성한 김 대표는 “난민을 보면서 계속 내 안의 편견과 고정관념을 발견하게 된다”며 “난민을 통해 세상을 배운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난민에 대한 오해와 거짓이 우리 사회 전반에 퍼져 있음을 지적했다.

예멘 난민은 극히 예외적인 사례일 뿐이고, 난민 수는 국내 거주 외국인 중 1%도 안 되고, 그 중에는 허수도 많다. 또한 난민 인정 소송에서는 사실상 승소율 0%가 현실이라는 것이다.

또한, 이날 강의 중간에 조별 활동을 통해 혐오에 대한 정의를 내리고, 내 안의 소수성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김 대표는 “난민=바퀴벌레라고 표현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전에 이미 우리 안에는 스스로를 맘충, 급식충, 급여충과 같은 벌레로 표현하는 혐오의 문화가 퍼져 있다는 것이 문제”라며 “혐오의 도미노는 계속된 악순환을 가져온다”는 말로 강의를 마무리했다.

이날 강의는 9월 소수자 혐오, 10월 성 소수자 혐오에 이은 혐오 시리즈의 마지막 강의였다.

인천교구 노동사목위원회·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양성일 신부는 “교회 안에서도 혐오가 생겨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지식적인 차원을 넘어 마음이 움직이는, 혐오에 대한 감수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현정 기자 sophiahj@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