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

「다시 봄이 온다, 우리들의 봄이」

민경화 기자
입력일 2019-11-05 수정일 2019-11-05 발행일 2019-11-10 제 3169호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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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 이겨낸 한센인 공동체 이야기
김성리 지음/산청 성심원 기획/276쪽/1만6000원/알렙
경남 산청 성심원 60주년 맞아 출간
가난·질병 견뎌내며 보금자리 일군
한센인들의 삶의 여정 생생히 담아
지리산을 뒤로 하고 앞으로는 경호강이 흐르는 작은 마을 성심원은 1959년 6월 18일 산청군 내리에서 첫 터전을 일궜다. ‘지극히 거룩하신 예수 성심 대축일’에 설립돼 ‘성심원’이라 이름 지어진 이곳은 60년간 가족과 사회로부터 소외받은 한센인을 한 가족으로 받아들여 사랑의 공동체를 만들어 왔다.

산청성심원 설립 60년을 맞아 출간된 이 책은 한센인들의 삶 그 자체를 보여주기 위해 기획됐다. 책의 1부는 ‘성심원의 가을’로 시작된다. 저자는 인생의 초년에 한센병을 앓고 세상의 천대를 견뎌내며 살아온 그들의 생애를 들려준다. 아울러 성심원에 정착했던 그들이 가난과 질병을 극복해 가는 모습도 실었다.

2013년부터 7년 동안 성심원에서 살아가는 한센인들을 지켜본 저자는 “그들의 삶 자체가 ‘치유의 과정’이자 ‘온전한 삶의 여정’이었다”고 밝힌다. 따라서 책의 구성은 한센인들의 삶의 궤적을 따랐다.

겨울과 여름, 봄으로 이어지는 성심원의 시간 속에는 고통과 질병으로 힘들었던 한센인들의 삶의 이야기와 세상으로부터의 버려짐, 삶에 대한 원망 등이 가감없이 담겨있다.

인생의 봄과 같은 시기에 아픔을 겪었던 한센인들은 긴 터널을 지나 이제 새로운 봄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따라서 책은 ‘다시 봄이 온다, 우리들의 봄이: 우리는 한센인입니다’로 끝맺는다. 삶을 사랑하는 구름같은 사람들의 이야기는 구원과 사랑을 찾을 수 있는 길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저자는 “이제 이분들에게 남겨진 시간이 많지 않기에 그 삶을 기억하고자 이 글들을 성심원 바깥세상으로 내보낸다”며 “강하고 위대한 사람들과 함께 한 나의 7년은 참으로 행복했다”고 책을 통해 밝힌다.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