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생물학자 96% "생명, 수정부터 시작”

이승훈 기자
입력일 2019-11-05 수정일 2019-11-05 발행일 2019-11-10 제 3169호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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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제이콥스 박사, 논문서 밝혀
세계 1000개 기관 설문 결과
수정 배아는 생명… 낙태는 살인

‘생명은 언제 시작되는가’라는 질문에 생물학자의 96%가 ‘수정’부터 라고 응답했다. 미국 시카고대학 스티븐 제이콥스 박사는 최근 ‘낙태의 권리와 태아의 권리의 균형’을 주제로 발표한 논문에서 이 같이 밝혔다.

제이콥스 박사는 지난 5년 간 연구의 일환으로 전 세계 1000개 기관에 설문을 보내 5577명의 생물학자들에게 답변을 받았다. 그중 96%에 해당하는 5337명이 생물학적인 관점에서 정자와 난자가 만나는 수정 시 생명이 시작된다고 응답했다.

특히 응답한 생물학자들의 대부분은 스스로를 자유진보(89%), 프로초이스(85%), 무종교(63%)라고 밝혔는데, ‘인간 생명’을 특정한 질문에서도 75%가 생물학적인 관점에서 ‘수정’부터 시작한다는 입장에 동의했다.

제이콥스 박사는 이 결과를 통해 낙태에 관한 논쟁이 더 이상 태아가 인간 생명인가 하는 생물학적인 질문에 달려있지 않음을 시사했다. 낙태 논쟁은 ‘수정된 배아가 생물학적으로 인간인가 아닌가’의 문제가 아니라 ‘태아의 권리를 윤리적, 법적, 사회적으로 인정할 것인가 아닌가’에 대한 문제라는 것이다.

이에 관해 가톨릭생명윤리연구소 박은호 신부는 “생물학자들 역시 생명이 수정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인정한다면 인간생명을 어떻게 연구재료로 전락시키거나 죽일 수 있는지 이해하기 어렵게 된다”고 말했다.

박 신부는 “수정된 배아의 권리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자신을 표현하지 못하는 인간생명의 차별을 정당화하는 것”이라며 “이런 경향은 약자에 대한 착취, 힘없는 자에 대한 차별도 불러오게 된다”고 덧붙였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