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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는 살아 계십니다] (5) 제4장 모든 젊은이를 위한 위대한 메시지

박민규 기자
입력일 2019-10-29 수정일 2019-10-29 발행일 2019-11-03 제 3168호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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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히 사랑받고 있음을 의심하지 말라"

교황 권고 「그리스도는 살아 계십니다」(이하 권고)는 제1장에서 성경의 인물들을 통해 젊음의 열정을 드러냈고, 제2장에서는 젊은이들을 위해 교회가 쇄신돼야 함을 지적했다. 제3장에서는 위기에 놓인 청소년들에게 주목하면서 교회와 신앙인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리고 권고는 마침내 제4장에서 ‘모든 젊은이를 위한 위대한 메시지’를 주제로 젊은이들이 지속적으로 귀 기울여야 하는 세 가지 위대한 진리를 전달한다. 이번 호에서는 권고에서 말하는 세 가지 위대한 진리를 소개하고, 가난하고 위험 중에 놓인 청소년들을 위해 투신하고 있는 살레시오 나눔의 집 담당 김승욱 수사(살레시오회)의 살아 있는 이야기를 들어본다.

○ 사랑이신 하느님

권고는 첫 번째 진리로 “하느님께서 여러분을 사랑하십니다”(권고 112항)를 선포한다. 가장 먼저 이와 같은 하느님의 사랑을 소개하며 “어떠한 일이 일어나더라도 무한히 사랑 받고 있다는 이 진리를 의심하지 말라”(권고 112항)고 강조한다. 특히 하느님 사랑의 특성을 부모의 본능적이고 연인의 열정적인 관계에 빗대어 설명한다. 이러한 하느님의 사랑을 받아들일 때 “순수한 기쁨으로 차오르는 사랑임을 깨닫게 해 준다”(권고 114항)고 밝힌다.

권고는 하느님 사랑을 압축해서 이 같이 말한다. “하느님의 사랑은 자유로우며 자유롭게 하는 사랑, 치유하고 일어나게 하는 사랑, 화해시키는 사랑, 단죄하지 않고 기회를 주는 사랑, 과거가 아니라 미래를 지향하는 사랑입니다.”(권고 116항)

○ 그리스도께서 여러분을 구원하십니다

두 번째 위대한 진리는 “그리스도께서 여러분을 사랑하시어 여러분을 구원하시고자 당신 자신을 온전히 희생 제물로 바치셨다는 것”(권고 118항)이다. 구원을 약속하는 두 번째 진리는 우리의 죄와 관련된다. 첫 번째 진리와 마찬가지로 일으켜 세우심, 즉 “죄를 지어 예수님에게서 멀어져 있을 때, 예수님께서는 당신 십자가의 권능으로 여러분을 다시 일으켜 세워 주실 것”(권고 119항)이라고 밝힌다.

권고는 특히 젊은이들에게 그리스도의 피를 통한 구원을 강조한다. 이는 젊은이들 스스로가 소중한 존재임을 각인시키고 그리스도께서 주신 자유를 만끽하도록 돕는 것이다.(권고 122항)

“그리스도께서 흘리신 피에 대해 묵상하고 그 피로 깨끗해지십시오. 그러면 여러분은 다시 새롭게 태어날 것입니다.”(권고 123항)

○ 그리스도는 살아 계십니다!

마지막 세 번째 진리는 권고의 제목이자 첫 문장인 “그리스도는 살아 계십니다!”(권고 124항)이다. 권고는 그리스도가 2000년 전 우리를 구원하신 분, 과거의 좋은 모범 하나로만 여겨지는 것이 아니라 현재도 ‘살아 계시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살아 계시다는 사실에서 나아가 우리 안에 ‘현존’하시는 그리스도를 드러내고 삶을 빛으로 채워주실 것이라 말한다.(권고 125항)

아울러 젊은이들에게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은 윤리적 선택이나 고결한 생각의 결과가 아니라, 삶에 새로운 시야와 결정적인 방향을 제시하는 한 사건, 한 사람을 만나는 것”(권고 129항)이라며 현존하는 그리스도를 인생의 기준점으로 삼기를 제시한다.

◆ 살레시오 나눔의 집 담당 김승욱 수사

"사랑과 관심 안에서 변화하는 아이들 보며 살아계신 그리스도 느껴"

“결국 그리스도입니다. 그리스도는 살아 계십니다.”

살레시오 나눔의 집 담당 김승욱 수사(살레시오회)는 지금껏 청소년들과 함께한 시간과 수도생활을 반추하며 이 같이 말했다.

살레시오 나눔의 집은 부모가 없거나 집에서 자라기 힘든 상황에 놓인 중고등학생들에게 그룹홈(공동생활 가정)을 제공하고 안정된 가정환경을 마련해 주는 역할을 한다. 현재 일곱 집에서 30여 명이 생활하고 있다.

김 수사는 “그분께서 먼저 우리를 사랑하셨습니다”라는 권고 121항이 “젊은이들을 사랑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그들이 사랑 받고 있다고 느끼게 해야 합니다”라는 살레시오회 창설자 돈보스코 성인의 메시지와 일맥상통한다고 설명했다.

어린 시절 충분한 사랑을 받지 못한 청소년들은 어른들을 경계하고 감정적으로 나오기 일쑤다. 김 수사는 “이런 아이들에게 무엇보다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줘야 한다”며 “표면적인 것에만 신경 쓰면 서로 감정적인 소모만 될 뿐”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청소년들에게 상처받는 것을 두려워하면 안 된다”면서 “나를 아프게 해도 진심을 계속 전달하다 보면 언젠가 아이들의 눈빛이 변하는 순간을 발견하게 된다”고 말했다.

김 수사는 나눔의 집에 오기 전, ‘6호 보호처분’을 받은 청소년들이 머무는 살레시오 청소년센터에서 소임을 맡기도 했다. 그곳에서 인연을 맺은 한 청소년은 청소년센터에서 보낼 수 있는 기간이 만료돼 김 수사와 함께 이동하고 싶다고 밝혀 현재 나눔의 집에서 살고 있다.

누구보다 청소년의 시선에서 바라보고 올바른 시민으로서의 성장을 강조하는 김 수사. 청소년들과 깊은 동질감을 가질 수 있었던 이유는 그 역시 돈보스코 직업학교 출신이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 공부보다 노는 것을 좋아했던 김 수사는 어머니의 권유로 돈보스코 직업학교에 입학했다. 김 수사는 “철없던 시절 같은 시선에서 바라보고 동반해 주는 살레시오회 신부님, 수사님들이 참 멋있어 보였다”고 말했다.

김 수사는 어느 날 새벽미사에 참례했고, 이후 그 시간이 좋아 매일같이 미사에 나갔다. 그러던 중 “우리랑 같이 살래?”라는 수사의 한 마디가 그를 수도성소의 길로 이끌었다.

수도회에 입회하고 많은 우여곡절을 겪으며 종신서원까지 한 김 수사는 “수도생활을 하며 느끼는 것은 ‘결국 그리스도’라는 것이다”고 밝혔다. 이어 “아이들을 향한 돈보스코 성인의 열정도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시작했고, 아이들이 성장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그리스도께서 분명 살아 계신다는 것을 느낀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러기 위해 감시자가 아니라 아이들과 함께 놀고, 공부하고, 운동하는 친구로서 옆에 있어 주고 있다”며 “자립한 후에도 찾아오면 반갑게 맞이하고 계속 지지해 주고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성실하게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보며 그리스도를 발견한다”고 덧붙였다.

김 수사는 “아이들과 함께 살아가는 것이 그리 쉽지만은 않지만, 끝까지 믿고 지지해 주는 과정 안에서 하느님의 사랑과 그리스도의 구원을 체험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수도회 수사로서 기본적으로 존경 받는 삶을 살아야 하기 때문에 더욱 그리스도를 중심에 두고 살아가려 노력한다”며 “그리스도만이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이끄는 원천이다”고 고백했다.

박민규 기자 pmink@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