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

서울대교구 사회사목국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11대 회장 김성훈 신부

성슬기 기자
입력일 2019-10-15 수정일 2019-10-15 발행일 2019-10-20 제 3166호 21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복지 사각지대 지원 위해선 본당 역할 중요”
그리스도 사랑 실천은 교회의 의무
함께 살아가는 ‘같이’의 ‘가치’ 새겨 

지난 8월 서울대교구 사회사목국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11대 회장으로 취임한 김성훈 신부는 “사회적 기준에 끌려가지 않고 ‘그리스도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겠다”고 말한다.

“높이 날아 멀리 보겠습니다.”

지난 8월 서울대교구 사회사목국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이하 복지회) 11대 회장으로 취임한 김성훈 신부는 “사회복지법인이 컨트롤타워(관제탑)가 되겠다”면서 “통제의 기능이 아니라 더 높은 곳에서 멀리 바라보며 비전을 제시하고 복지의 사각지대를 찾아 도움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복지회는 1976년 고(故) 김수환 추기경이 ‘사회 속의 교회’를 강조하며 설립했다. 초기에는 주로 고아원, 노인복지시설 등에 한정돼 소규모로 운영했지만 곧 한센인마을 설립, 결핵사업 등 힘들고 어려운 사업을 추진하며 사회의 사각지대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에게 등불 같은 역할을 해 왔다. 지난 40여 년간 교회의 사회복지 사업이 확장되면서 복지회의 역할이 점점 교회 내 단체 관리에 집중됐다. 그동안 사회적으로도 사회복지 사업이 법과 정책의 영향을 많이 받게 됐다. 이에 대해 김 신부는 “제도와 정책만으로 한 사람의 삶을 영위할 수는 없다”면서 “이제는 법이나 정책의 테두리에서 벗어나 기준점을 새롭게 제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종교계가 단순히 선교 목적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삶을 증거’하기 위해 사회복지 사업에 앞장서고 있음을 널리 알리는 것이 지금의 숙제라고 말했다. 그동안 교회가 강조해 온 ‘그리스도의 사랑 실천’이라는 가치를 좀 더 널리 전파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이어 ‘같이’의 ‘가치’를 강조했다.

“우리 교회가 사회복지의 가치를 주도해 나가야 합니다. 하느님께서는 구약시대 때부터 과부와 고아를 돌보라고 하셨습니다. 내가 먹고 사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가르침이지요. 단순한 후원이나 도움보다 같이 살아가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고민해야 합니다.”

사회복지 사업을 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따뜻함’이라고 말했다. 김 신부는 “모든 사람들이 하느님으로부터 버림받지 않았다는 것을 느껴야 한다”면서 “단지 물적 지원으로만은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고 꼬집었다.

한편 교회와 사회를 연결하는 복지회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내실화 작업에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가톨릭 사회복지가 외연적으로는 확장을 많이 해 왔다”며 “이제는 내적 정체성을 다듬어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을 위한 ‘본당의 역할’을 강조하며 교회의 구성원들에게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는 것은 우리의 의무”라고 호소했다. “본당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합니다. 여성이든 노인이든 장애인이든 본당이 각 지역의 ‘쉼터’ 역할을 해야 하죠. 교회 지도자를 비롯해 본당 사제 등 모든 교회 구성원들이 힘을 모아야 합니다.”

성슬기 기자 chiar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