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교회

교황, 새 추기경 서임미사

최용택 기자
입력일 2019-10-07 수정일 2019-10-08 발행일 2019-10-13 제 3165호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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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 보여주신 연민 세상 모두에 나눠주길”
13개 국가 13명 임명

프란치스코 교황이 10월 5일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서임미사를 주례한 뒤 새 추기경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CNS

프란치스코 교황이 13명의 새 추기경을 서임하며, 하느님께서 보여주시는 연민을 느끼고 깨달아 이를 하느님의 모든 백성들과 나눠달라고 당부했다.

교황은 10월 5일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추기경 서임미사를 주례했다. 이날 13개 나라 출신 13명의 주교와 대주교가 추기경으로 서임됐다. 이 중 마이클 체르니 추기경은 바로 전날 주교품을 받았다. 교황은 지난 9월 1일 이들의 추기경 임명을 발표했다.

교황은 이날 미사 강론에서 “하느님의 사랑을 느낄 수도 못 느낄 수도 있지만, 만일 우리가 하느님의 사랑을 느끼지 못한다면 이를 어떻게 이웃과 나누고 증거할 수 있겠는가?”라면서 “하느님의 연민으로 충실하게 사목활동을 해 달라”고 말했다.

교황은 “교회를 위해 피를 흘릴 준비가 돼 있는 빨간 옷을 입은 추기경들은 연민을 느끼고 연민을 보여주는 능력으로 교회에 충성을 바칠 수 있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그 누구도 교회에 충성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교황은 새 추기경들에게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선택하고 축성하고 모든 이에게 구원의 복음을 전하라고 보내셨다”면서 “연민의 마음으로 이러한 하느님의 사랑을 증거할 수 있도록 베드로 사도에게 전구를 청하라”고 당부했다.

교황청 종교간대화평의회 의장 미겔 앙헬 아유소 기소 추기경은 이날 신임 추기경 대표로 교황에게 감사인사를 전했다. 기소 추기경은 “하느님의 자비와 복음을 전하는 선교하는 교회가 되도록 노력하고, 특히 폭력과 불의로 신음하는 사람들에게 하느님의 사랑을 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새 추기경들은 연민의 마음으로 백성들의 상처를 치유하고 포용과 대화의 문화를 만들기 위해 기도해 왔다”면서 “아시시의 프란치스코 성인이 말씀하신 것처럼 그리스도인의 유일한 무기는 ‘겸손한 신앙과 피조물에 대한 구체적이고 연민 가득한 사랑’이라는 것을 명심해 교황의 충실한 협력자가 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13명의 새 추기경들은 한 명씩 교황 앞에 나와 무릎을 꿇고 프란치스코 교황과 교황의 후계자들에게 충성할 것을 서약했다. 교황은 추기경 반지와 빨간색 주케토와 비레타를 전달하고, 명의본당을 배정했다. 서임식 뒤, 프란치스코 교황과 새 추기경들은 베네딕토 16세 전임교황을 예방했다.

이번에 서임된 추기경 중 8명은 예수회 등 수도회 출신이다. 교황은 이번 추기경 임명으로 대륙별로 추기경 수를 안배하고 자신의 사목활동을 지원해줄 든든한 추기경을 얻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추기경 서임으로 전 세계 추기경 수는 225명이 됐으며, 이 중 다음 콘클라베에 참가할 수 있는 80세 미만 추기경 수는 128명이다.

최용택 기자 johncho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