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

3대가 함께 아프리카 우물파기에 1100만원 후원한 오세준씨 가족

이승훈 기자
입력일 2019-09-30 수정일 2019-10-01 발행일 2019-10-06 제 3164호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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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부부와 용돈까지 선뜻 보탠 손주들에게 감사”
신문기사 읽고 감동받아 결심
수원교구 해외선교실에 성금

9월 18일 수원교구청에서 오세준씨가 수원교구 해외선교실장 유주성 신부에게 남수단 우물파기 기금을 전달하고 있다.

“가족이 함께 작은 힘을 모아서 좋은 결과를 이룬 것 같아 기쁩니다.”

9월 18일 수원교구 해외선교실에 ‘남수단 우물파기 기금’ 1100만 원을 전달한 오세준(모세·81·서울 서초3동본당)씨는 “그동안의 삶이 하느님의 축복이었다고 생각한다”며 “감사하게 여기는 마음으로 3대가 함께 후원에 동참했다”고 말했다.

“신문에서 비신자가 ‘남수단 우물파기’에 성금을 봉헌한 기사를 읽고 참 감동을 많이 받았습니다.”

오씨는 지난 7월 신문에 실린 한 기사를 보고 가슴이 뭉클해졌다. 비신자인 부부가 수원교구 해외선교사제가 활동하고 있는 남수단에 우물을 판 이야기를 접한 오씨는 ‘비신자들도 교회의 일에 봉헌하는데 우리도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후원을 결심했다.

이번 성금 전달에는 오씨 부부를 비롯해 두 아들 부부와 손주 3명, 모두 9명의 가족이 함께했다. 오씨의 아들들은 모두 결혼해 분가했지만, 매월 진행하는 가족모임 중 오씨가 성금전달을 제안하자 두 아들 부부는 저축했던 돈을 선뜻 내놨다. 손주들도 적은 금액이지만, 성금에 자기 용돈을 보탰다.

남수단 우물파기 기금 조성에 3대가 함께한 오세준씨 가족.

오씨는 “‘만 원’이라는 돈은 우리에겐 친구와 빵집 한 번 다녀오면 사라지는 잠깐의 즐거움이지만, 이걸 어려운 사람과 나누면 그 사람이 오래 행복할 수 있는 돈이라고 손주들에게 설명하니 손주들도 용돈을 나눴다”며 “각자의 자유의사에 맡겼는데 기꺼이 함께해준 가족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오씨 가족이 전달한 성금은 수원교구 남수단 선교지에 전달, 건기 동안 현지인들이 목을 축일 수 있도록 우물을 파는데 사용될 예정이다. 수원교구 해외선교실측은 우물에 오씨 가족의 이름을 새긴 동판이 설치될 것이라고 밝혔다.

“성금전달을 통해서 식구 모두가 즐겁게 단합할 수 있던 것이 가장 큰 의미입니다. 제가 그랬던 것처럼 이 소식을 접한 다른 분들도 후원에 함께하시면 좋겠습니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