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나눌수록 커집니다

[사랑 나눌수록 커집니다] 백혈병 앓고 있는 최세림군

박민규 기자
입력일 2019-09-17 수정일 2019-09-17 발행일 2019-09-22 제 3162호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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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른 나아서 고생한 엄마 돕고 싶은데…
4년 전 형으로부터 골수이식… 검사시기 됐지만
월 60만 원으로 병원비는커녕 생활비조차 부족
영양섭취 중요하지만 라면으로 끼니 때우기 일쑤
홀로 4남매 키우던 조씨마저 퇴행성관절염 악화

퇴행성관절염을 앓고 있어 거동이 불편한 조상희씨는 자신의 건강보다 백혈병을 앓고 있는 아들 최세림군 걱정에 편하게 잠들 날이 없다.

“나중에 돈 벌면 엄마 무릎부터 낫게 해주고 싶어요.”

백혈병의 일종인 ‘비스코트-알드리히 증후군’을 앓고 있는 최세림(프란치스코·16·서울 번동본당)군은 퇴행성관절염으로 고생하는 어머니 조상희(아가타·51)씨를 먼저 걱정했다.

최군은 백혈병뿐 아니라, 입술과 입천장을 만드는 피부 조직이 제대로 붙지 못해 선천성 기형인 구순구개열을 가지고 태어났다. 자신을 걱정하는 최군을 바라보며 조씨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현실에 눈물로 밤을 지새운다.

15만 정도가 정상인 혈소판 수치가 6만까지 떨어져 수혈을 위해 늘 주사를 맞고 살았다는 최군. 2016년 형에게 골수이식을 받고 학교를 다닐 수는 있게 됐지만, 아직도 일주일에 한두 번, 38도가 넘는 고열로 인해 응급실에 실려 간다. 고열은 곧 패혈증으로 이어져 최군에게 치명적인 합병증을 유발시킬 수 있기 때문에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가 없다.

어디서부터 잘못됐을까. 조씨의 자녀는 4남매. 첫째 최정은(25)씨는 지체장애 3급 판정을 받았고, 그나마 건강했던 둘째 최성림(18)군은 백혈병을 앓고 있는 동생에게 골수이식을 해주며 주기적으로 검사를 받아야 한다. 중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막내 최세은(15)양은 가족이 처한 힘든 현실에 고등학교 진학을 고민하고 있다.

5년 전, 남편마저 집을 나가며 자녀들의 무게는 오롯이 조씨가 짊어지게 됐다. 어떻게든 살아보고자 했지만, 젊은 시절 고된 일들로 인해 퇴행성관절염이 심해져 제대로 걷지도 못하고 있다. 경제활동이 불가능한 현재, 기초생활수급자로 받는 60만 원이 수입의 전부다.

최군에게는 무엇보다 영양섭취와 위생이 중요하지만, 현실은 4평 남짓한 거실에서 다섯 식구가 생활하며 김치와 인스턴트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고 있다.

언제쯤 이 어둠에서 헤어 나올 수 있을까. 올해는 골수이식을 받은 지 4년째. 최군과 골수이식을 해 준 형이 정기 검사를 받아야 하는 시기다. 재발할 가능성이 높아 꼭 검사를 받아야 하지만 보험 적용이 안 되는 2000만 원 가량의 검사비용 때문에 엄두도 못 내고 있다. 검사비용과 응급실, 입원 진료비용 등 4000만 원 가량의 병원비를 내는 것이 조씨 가족에게 사치일까.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둠의 터널을 걷고 있지만, 최군은 밝은 미소를 간직한 채 엄마를 위로한다. “나중에 돈 많이 벌어서 엄마 무릎 꼭 고쳐 줄게.” 커피 바리스타나 제빵사가 되는 것이 꿈이라는 최군은 2년 뒤부터 기술을 배울 수 있다는 희망에 부풀어 있다. 지금껏 고생한 엄마를 편히 쉬게 해주고 싶다는 바람 때문이다.

조씨 역시 자녀들 생각밖에 없다. “살면서 가장 행복했을 때는 세림이가 골수이식을 받았을 때입니다. 온전한 몸은 아니지만, 학교를 다닐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합니다.” 거동이 힘들어 성당에 자주 나가지는 못하지만 조씨는 기도의 끈을 놓지 않는다. “성당 식구들이 기도해 주신 덕분에 어려운 상황이지만 버텨낼 수 있습니다.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기도밖에 없습니다.”

※성금계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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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주 (재)대구구천주교회유지재단

모금기간:

2019년 9월 18일(수)~10월 8일(화)기부금 영수증 문의

080-900-8090 가톨릭신문사

박민규 기자 pmink@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