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

가톨릭생명윤리연구소 새 소장에 취임한 박은호 신부

이소영 기자
입력일 2019-09-17 수정일 2019-09-17 발행일 2019-09-22 제 3162호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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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윤리 널리 알리며 인간 존엄성 지켜갈 것”
‘냉동 배아’ 실험 문제 등 우려
결국 인간 존엄성 훼손하는 것
연구소 내년 큰 주제는 ‘돌봄’

가톨릭생명윤리연구소 새 소장 박은호 신부는 “다양한 과학기술 개발·변화에 뒤처지지 않고 연구소를 운영해가겠다”고 말한다.

“변화에 뒤처지지 않고 운영해나가겠습니다.”

가톨릭생명윤리연구소 새 소장으로 취임한 박은호 신부는 이렇게 말했다. 9월 10일 서울 반포동 가톨릭생명윤리연구소에서 취임 소감을 밝히면서다. 9월 1일 가톨릭생명윤리연구소 제8대 소장으로 임명된 박 신부는 앞으로 2년(연임 가능)간 소장으로 활동한다.

박 신부는 이날 “생명윤리 분야에 빅데이터와 로봇 윤리 등 다양한 문제가 등장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변화들은 윤리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고, 이 상황 속에서 가톨릭생명윤리연구소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사회에 올바른 생명윤리를 전하는 곳으로서, 기술 개발과 함께 돌아봐야 할 윤리적 문제를 짚어주는 가톨릭생명윤리연구소의 역할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는 의미다.

특히 박 신부는 최근 사회의 여러 현안 가운데 ‘냉동 배아’ 문제를 가장 심각히 보고 있다고도 말했다. 대부분 사람들은 난임 부부의 인공 수정을 위해 배아를 냉동시키는 일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지만, 실제 그 과정에서 수많은 냉동 배아가 버려지거나 실험에 쓰인다. 박 신부는 “지금도 20만 개 이상의 냉동 배아가 보관돼 있을 텐데, 가톨릭 입장에서 배아는 인간 생명”이라면서 “이는 결국 인간 존엄성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신부는 이렇게 인간 존엄성이 훼손되는 일을 막을 수 있도록 가톨릭 생명윤리를 더 널리 알리는 데에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가톨릭계 전문가들과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등 교회 안팎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일들을 찾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특별히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첨단재생의료법안 통과 등 현안에 대해 관련 문제·보완점을 정부에 제출하는 방법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박 신부는 2020년 가톨릭생명윤리연구소의 큰 주제를 ‘돌봄’으로 정했다. 사회의 소외 계층이나 어려운 환자 등 각 대상에게 어떤 돌봄이 필요한지 알아보는 시간을 가질 계획이다. 가톨릭생명윤리연구소는 해마다 큰 주제를 정해 관련 학술대회와 월례 세미나 등을 열고 있다.

2006년 7월 사제품을 받은 박 신부는 2011년 이탈리아 로마 혼인과 가정 연구를 위한 교황청립 요한 바오로 2세 신학대학원에서 신학 석사 학위를, 2016년 이탈리아 로마 성심가톨릭대학교에서 생명윤리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가톨릭대학교 생명대학원 조교수와 주교회의 생명윤리위원회 위원, 서울대교구 가톨릭생명윤리자문위원회 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소영 기자 lsy@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