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웃 이야기

[우리 이웃 이야기] 수원가톨릭청소년교향악단 파트 교사 유은진씨

이주연 기자
입력일 2019-09-17 수정일 2019-09-17 발행일 2019-09-22 제 3162호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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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능 봉헌하는 봉사에 큰 보람”
클라리넷 파트 지도하며 후배 단원들 연주 이끌어
본당 성가대 반주 봉사도

수원가톨릭청소년교향악단에서 파트 교사로 봉사하고 있는 유은진씨는 “단원들의 부족한 부분을 메워주면서 즐겁게 하모니를 맞춰 나가고 싶다”고 말한다.

“무언가를 가르친다기보다 후배들의 부족한 부분을 메워주면서 즐겁게, 함께 하모니를 맞춰 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입니다. 후배들이 열심히 잘 하기 때문에 힘들다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습니다.”

수원가톨릭청소년교향악단(이하 교향악단)의 클라리넷 파트 교사를 맡고 있는 유은진(안젤라·21·제1대리구 화서동본당)씨는 단원으로 활동하다가 음대 진학 후 파트 교사로 다시 교향악단과 연을 맺은 특별한 사례다.

고등학교 2학년이었던 2015년 입단해 클라리넷 주자로 연주했고, 2018년 신년음악회 때부터 파트 교사로 함께하고 있다. 교향악단에는 클라리넷을 비롯한 바이올린, 비올라 파트 등에서 7명의 교사가 단원들을 지도하고 있다.

유씨는 초등학교 6학년 무렵 일찌감치 클라리넷 연주자로서의 길을 정했다. 어릴 적부터 여러 악기를 접했지만 묵직하면서도 아름다운 음색과 넓은 음역을 지닌 클라리넷이 마음을 끌었다.

“조화된 음을 위해 다른 이의 소리를 듣는 ‘합주’의 장점이 좋았다”고 처음 교향악단에 관심 가졌던 배경을 들려준 유씨는 “그런 경험과 함께 하나하나 자세히 가르쳐 주던 파트 선생님의 좋은 기억이 다시 교향악단을 찾아 봉사하게 했다”고 말했다.

“그때 파트 선생님을 보면서 ‘나도 나중에 저렇게 해야겠다’ 생각했습니다. 단원으로 연주만 하다가 요즘 파트 책임을 맡으니 후배들이 더 잘하도록 이끌어야 한다는 의무감을 느낍니다.”

“전용 연습실도 없는 형편에서 연습에 몰두하는 후배 단원들과 또 뒷바라지에 여념이 없는 단원 부모님들 노고에 늘 감사하고 있다”고 말한 유씨는 “이렇게 서로가 노력하는 모습 속에서 많은 것을 배운다”고 했다.

유씨는 매 주일 오후 교향악단 연습에 앞서 오전에는 본당 교중미사에서 음악 봉사를 한다. 바이올린 전공인 오빠 유승범(프란치스코·24)씨와 함께 성가대 반주를 하고 영성체 후에는 묵상 곡을 연주한다. 주일 오전 오후 전 일정이 ‘봉사’로 짜인 형국이다.

“주일은 성당에서 봉사하는 날로 여긴다”는 그는 “봉사를 통해 재능을 봉헌하는 것이니까 뿌듯함이 더 크다”고 말했다. 본당 음악 봉사 경우 “오빠랑 같이 연주하는 것이기에 더 편안하고 안정된 분위기에서 연주할 수 있다”고 만족해했다.

성가대원인 엄마 손에 이끌려 초등학교 때부터 음악 봉사를 했다는 유씨. “지금은 봉사가 너무 당연한 일이고 그 과정 안에서 신앙도 많이 성숙해진 것 같다”고 했다.

“앞으로 유학을 포함해서 다방면으로 음악적으로 더 자신을 계발할 수 있는 길을 찾고 싶다”는 그는 “내 음악을 통해 많은 이들이 치유될 수 있는 음악가를 꿈꾼다”고 했다.

“연주자만이 만족하는 음악이 아니라 듣는 이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감동을 줄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교회 안에서 재능기부의 자리가 있다면 기꺼이 참여하고 싶습니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