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이웃의 어려움 함께하는 명절 되길

입력일 2019-09-03 수정일 2019-09-03 발행일 2019-09-08 제 3161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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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가 다가온다. 우리 민족 고유의 명절 한가위는 삼국사기에서도 조상들이 서로 나누고 즐겼다는 기록이 나온다. 그리스도인에게 한가위는 하느님의 사랑을 이어주신 조상들에게 감사하고, 그 마음을 담아 오랜만에 만난 친지들과 즐겁게 대화하고 나누는 뜻깊은 날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요즘 우리가 보내는 명절은 즐거운 시간이라고만은 할 수 없다. 음식준비를 강요당하는 어머니들, 학업과 취업으로 가뜩이나 어려운데 평가와 비교를 감수해야 하는 자녀들, 경제적으로 어렵다는 자식들 눈치 보며 말 한마디 쉽게 꺼내지 못하는 부모들…. 또 서로 다른 정치·경제 견해로 서로가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받는 명절이 돼 버리고 말았다.

그리스도인이라면 이런 분위기에 휩쓸리기보다, 복음적 명절문화를 만드는 데 앞장서면 어떨까. 명절의 중심에 반목과 갈등 대신 인간 존엄성과 공동선이라는 복음적 가치를 심는 것이다. 친지들이 함께 모인 자리가 서로를 배려하고 사랑을 표현하면서 아픔을 위로하는 시간이 된다면 바로 그것이 하느님 보시기에 좋은 명절이다. 이번 한가위부터 한 번 실천해보자.

특히 우리는 하느님의 은총으로 얻은 풍성한 결실을 이웃과 나눌 수 있어야 한다. 은총을 나누는 것은 그리스도인의 본분이다. 풍성함에 감사하는 이 명절을 가족의 축제로만 지낼 것이 아니라, 아픔과 외로움 속에 눈물 흘리고 있는 이웃들과도 함께 나눠야 할 것이다.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마태 22,39; 루카 10,27)는 주님의 계명을 기억하며 이웃의 어려움을 감싸 안는 복음적 명절문화를 만들어 가자.